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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전설될 천진불들의 합창

기자명 성원 스님

미래는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 것
높은 생각·큰 가치관 없는 활동과
눈앞 문제만 보면 미래 장담 못 해

세월이 참 빠르다. 천진불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시작하지 벌써 3번째가 지났다.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이 어린이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어린이는 불교의 미래요, 진정 포교를 하려면 어린이 포교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어린이 포교를 위해 몸짓하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어린이 포교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적다.

어린이법회를 오래 운영하다보니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학교보다 학원에서의 학습에 많이 익숙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의 학습과 학원은 배움의 터전이라는 것으로 보면 같지만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 다른 개념이다. 이 두 학습방법을 살펴보면 어린이법회와 합창단의 운영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연히 구분 지을 수 있다.

학교는 누구나 가고 성과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등교시킨다. 마치 비타민과 단백질보다 물과 공기가 우리에게 치명적으로 중요하지만 그 중요성을 잘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학교 공부가 물과 공기 같다면 학원공부는 필요한 비타민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법회가 우리 사찰에서 필요불가결한 물과 공기 같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수영양소 찾아 충당하기를 화두같이 하는 것처럼 합창단활동은 어린불자들에게 부모님들이 원하는 필수 영양소중 하나를 채워주는 것 같다.

실제로 어린이합창단을 운영하며 활동하다보면 어머니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무언가 배우고 성취한다는데 얼마나 집중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풍요로 인해 세상의 정서가 바뀌어서 예전처럼 아이들이 맑은 물과 푸른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살아가게 내버려두지 못하는 부모들에게 무언가 상큼한 비타민 같은 것이 바로 어린이합창단 활동이다.

많은 사찰에 합창단 창단을 권유하면 경제적 문제를 먼저 얘기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보면 합창단 운영이 사찰에 치명적 손실을 준다고 보기 힘들다. 사찰의 경제적 손실은 고사하고 사찰의 이미지와 그 지역사회의 활성화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준다.

예부터 우리들은 금전을 많이 가진 사람보다 자녀가 많은 어른들을 보고 정말 부자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사찰의 경제 상황 탓으로 아이들의 활동을 줄인다면 마치 마른 고목의 물기를 빨며 지쳐 우는 매미처럼 되고 말 것이다.

합창단이 없는 사찰에 창단을 도와주고 서로 협조해서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보다 많은 사찰이 합창단 창단으로 어린이포교에 더욱 집중하자고 시작한 것이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의 결성이유였다. 사실 공연은 그 다음 문제였다. 그렇지만 어린이합창단 활동에 대한 불교계 내의 인식이 너무 낮아서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에게 어린이포교활성화에 대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자 공연을 시작했다. 불교방송과 상호협조로 몇 년째 신년에 천진불어린이들의 합창이 방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이번 공연은 창단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보리수어린이합창단도 참가했다. 공연 도중에 실수도 하고 단복이 맞지 않아 줄인다고 집어둔 집게가 보여 대중들의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천진불의 모습이었다. 1,2차 공연에서 경쟁의식보다는 8개 합창단별로 준비한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특히 연합곡은 지난여름 경주에서 함께한 불교음악캠프에서 함께 배운 덕에 더 아름다운 화음으로 노래 부른 것 같았다.

우리들이 보다 높은 생각과 더 큰 가치관을 가지고 활동하지 않고 눈앞의 문제에만 집착한다면 미래는 장담 할 수 없을 것이다. 미래는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것이다. 우리들이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말하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 몸짓을 할 때 미래는 우리에게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성원 스님

천진불들이 오늘은 우리 앞에서 노래 부르지만 그들의 노래 소리는 먼 훗날 전설이 되어 부처님의 꺼지지 않는 등불로 더욱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 소년소녀들에게 전해 질 것이다.

 

약천사 신제주불교대학 보리왓 학장 sw0808@yahoo.com  

 

[1479 / 2019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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