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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무구정경’ 의거 원탑과 동시기 조성
탑 발견 사리호에 건립연대 등 표기

신라 헌덕왕 때의 시중 김양종
막내딸이 부모 위해 867년 조성
축서사 적묵당 뒤편의 불상도
보광전 불상 동시기 조성 추정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 867년, 높이 불상 108㎝, 대좌 96㎝. ‘신라의 사자(경주국립박물관, 2006)’.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 867년, 높이 불상 108㎝, 대좌 96㎝. ‘신라의 사자(경주국립박물관, 2006)’.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축서사는 신라 의상대사(625∼702)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나 ‘사적기’ 등이 전해지지 않아 자세한 연혁을 알 수 없다. 

현재 보광전에 봉안된 석조비로자나불상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의거하여 사리를 봉안하는 원탑의 건립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내의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납석제 사리호(舍利壺)의 표면과 밑면에는 탑을 세운 발원자와 건립연대, 장인 등과 관련된 내용이 새겨져 있다. 이 사리호는 석탑에서 발견된 이후 1912년경에 이 절의 노승이 가지고 있었는데, 1929년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뻔했다가 이를 조선총독부가 다시 사들여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상 전체에 호분이 입혀져 있으나 목조 광배는 후대에 보수된 것이다. 사리호의 명문에 의하면 신라 헌덕왕 때의 시중이었던 김양종의 막내딸인 명단이 부모님을 위하여 867년(신라 경문왕 7)에 석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 당시 최고 권위자였던 신라 왕실 측근의 진골가문에서 후원하였으니 아마도 신라 왕실의 안정을 이루기 위한 왕권강화라는 측면에서 원탑과 함께 비로자나불상을 제작한 셈이 된다. 축서사 비로자나불상은 얼굴을 약간 안으로 당겨 반듯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다. 어깨와 다리의 폭이 크게 차이가 없고, 두 팔을 몸에 붙이고 있어 방형에 가까운 불신이며 신체비례도 안정감이 있다. 
얼굴에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은 듯하여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양쪽 어깨를 덮은 옷은 양 팔 위를 거쳐 다리 아래로 길게 흘러 내렸다. 가슴 위에 보이는 대각선으로 걸쳐 입은 내의와 띠매듭, U자형으로 늘어진 굵은 옷깃에 꽃무늬가 장식된 점이나 다리 사이의 옷주름이 물결처럼 표현된 점 등이 특이하다. 

봉화 축서사에는 적묵당 뒤편으로 낮은 언덕 위에 석조비로자나불좌상 1구가 있다. 언뜻 봐서는 비로자나불상이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하는 곳에 방치되어 있다. 노천에 놓여 있었던 탓으로 마멸이 진행되어 세부표현이 뚜렷하지 않지만 의외로 예스러움이 엿보인다. 머리는 근래에 새로 만들어 올려놓은 것으로 불신만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 것이다. 

전반적으로 좁은 어깨와 빈약한 가슴으로 양감이 줄어들었지만 착의법이나 옷주름 표현, 손의 형태 등에서 통일신라 후기 불상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이 석조비로자나불상에 대한 내력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축서사 보광전에 봉안된 867년의 석조비로자나불상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79호 / 2019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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