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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총림 범어사, 100년 전 부산 첫 만세운동 재현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19.03.08 22:22
  • 호수 1480
  • 댓글 0

3월7일, 부산 금정중학교
사부대중 1000여 명 동참
운동장서 만세 운동 재현
정율 스님 등 기념 공연

금정총림 범어사는 3월7일 금정중학교 명정관 및 운동장에서 ‘범어사 지방학림·명정학교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3월7일 금정중학교 명정관 및 운동장에서 ‘범어사 지방학림·명정학교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부산에서 처음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짖던 그 날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떠올립니다. 대한 독립 만세!”

100년 전 부산 첫 만세운동을 주도한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의 전통을 이은 부산 금정중학교에서 3.1운동 100주기를 맞아 100년 전 독립을 염원하던 함성이 되살아났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3월7일 금정중학교 명정관 및 운동장에서 ‘범어사 지방학림·명정학교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석은 1919년 3월7일 부산 동래시장에서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학생들의 주도로 부산지역 첫 항일만세운동이 전개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범어사와 금정중,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가 공동 주관하고 금정중 총동문회 후원으로 진행됐다.

금정중 명정관에서 진행된 기념식.
금정중 명정관에서 진행된 기념식.

명종 33타로 시작된 기념식은 명정학교 영상물, 헌다 및 헌화, 삼귀의례 및 반야심경, 발원문, 묵념, 진혼의식, 경과보고, 추모사, 기념사,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연,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 시위 재현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부주지 범산 스님을 비롯한 범어사 스님들과 범어사 승가대학 학인 스님,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및 회장단, 권장석 금정중 교장, 현익채 전 교장 등 교직원과 금정중 재학생, 범어사 금정불교대학 재학생 및 범어사 신도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해 100년 전 항일 만세 운동의 역사를 새기며 순국선열의 호국 정신을 기렸다.

이날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기념사에서 “명정학교는 범어사 오성월 스님께서 불교 개혁과 민족 교육을 위해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창립한 학교”라며 “기미년 3월1일 탑골 공원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당시 명정학교 학생들의 주도로 3월7일 부산에서 3.1운동의 큰 물결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당시 스님과 학생들은 3.1운동이라는 거사를 부산에서도 치르기 위해 여러 사찰에서 태극기를 그리고 민중의 뜻을 모으는 등 일제의 탄압과 폭력 속에서도 꿋꿋이 독립 의지를 꺾지 않았다”며 “그 날처럼 만세를 부르고 호국 영령을 위로하는 법석”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금정중학교 운동장에서 만세 시위가 재현됐다.
금정중학교 운동장에서 만세 시위가 재현됐다.

명정학교의 이름을 딴 금정중 명정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불교음악가 정율 스님이 진혼 의식을 올리며 추모의 뜻을 담았다. 또 스텝아트컴퍼니가 명정학교 재학생들의 만세운동을 향한 열정을 비보이 공연으로 표현했다. 특히 금정중학교 운동장에서 전개된 만세운동 재현에는 스님들과 함께 금정중 재학생들과 범어사 금정불교대학 재학생, 범어사 신도들이 앞장서서 운동장을 돌며 ‘대한 독립 만세’를 열창했다. 이어 금정중 파라미타 호기놀이반 학생들은 만세시위 현장을 촌극으로 표현했고, 범어사 승가대학 학인 설봉, 래산 스님과 윤상욱 금정중 학생회장, 임현민 부학생회장은 함께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며 3.1만세 운동의 정신을 되살렸다.

금정중 파라미타 호기놀이반이 펼친 만세시위 촌극.
금정중 파라미타 호기놀이반이 펼친 만세시위 촌극.

금정중학교에 따르면, 금정중학교는 범어사가 1906년 경내 금어암에서 스님과 일반인 교육을 위해 명정학교로 개교한 지 올해로 113주년에 이른다. 1916년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으로 개편됐으며 이후 재학생들은 1919년 3월 전국적으로 만세시위가 확산될 때 3월7일 동래 장날에서 독립선언문을 배포하고 만세 제창에 앞장서 부산지역 만세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3월18·19일 동래 일원에서 군중들과 함께 만세운동을 진행하다 강제 해산됐으며 주동 인물로 검거된 34명은 대부분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은 만세운동 참여를 이유로 강제 폐교 조치를 받기도 했다. 금정중학교는 당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주도 만세운동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0년 3월1일 독립유공자 42명의 공적을 기리는 3.1운동 유공비를 학내 입구에 건립했다. 유공비는 2009년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독립선언문 낭독.
독립선언문 낭독.
기념식 및 만세 운동 재현에는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했다.
기념식 및 만세 운동 재현에는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했다.

한편 범어사는 3월1일부터 6월9일까지 경내 성보박물관에서 ‘범어사 3.1운동과 명정학교 – 저항 ×2’ 특별전을 개최하며 실재하는 자료를 근거로 범어사 주도의 부산지역 3.1운동 역사를 알린다. 부산근대역사관과 공동으로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명정학교의 역사, 범어사 만세 운동을 이끈 김법린 선생, 범어사 만세 운동 주역, 후원자 스님 등에 대한 생생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전시회 개막식.
범어사 성보박물관 전시회 개막식.
3월1일부터 6월9일까지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 ‘범어사 3.1운동과 명정학교 – 저항 ×2’ 특별전이 개최된다.
3월1일부터 6월9일까지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 ‘범어사 3.1운동과 명정학교 – 저항 ×2’ 특별전이 개최된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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