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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붕괴 직면한 무문홍법사

부산 남구 문현3동에 위치한 대한불교 관음종 부산종무원 무문홍법사(주지 호명 스님)가 도량 바로 앞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파트 공사로 땅파기 등이 진행되면서 대웅전에서는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고 삼성각은 기둥과 마루가 벌어졌다. 지하에 위치한 공양간 천장에서는 균열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건물이 기울면서 정화조가 파손돼 흘러나온 오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려 악취까지 진동한다. 바닥 침하가 얼마나 더 진행될지, 이러다가 어느 순간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스님과 신도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지역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며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주민조합과의 합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문홍법사는 본격적인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기 이전인 지난해 예상되는 일련의 피해 상황과 관련, 당시 조합장 강모씨로부터 법당 재건축을 제안 받은 바 있다. 이에 단전, 누수, 균열 등 피해상황을 묵묵히 견디며 신축법당 도면까지 제작한 상태였다. 하지만 2018년 12월 조합장이 바뀌었다. 새로 조합장이 된 김모씨는 무문홍법사와 전 조합장의 법당 재건축 약속에 대해 “전 조합장으로부터 들은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웅전 바로 앞에 도로가 신설될 것이라며 강제수용 소식이 전해졌다. 남구청이 고시한 도로건설 계획에 따르면 대웅전 어간문 계단에서 불과 30cm 떨어진 지점부터가 강제수용 대상지다. 이 자리에 폭 8m, 길이 168m의 도로가 놓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전 조합장 A씨와의 신축법당 건설 약속은 단지 구두약속이었을 뿐 문서화 된 합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무문홍법사와 주지 스님은 부랴부랴 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심리는 3월19일에나 열린다. 그 사이 대웅전은 계속 기울고 있다. 

“서민형 아파트 건립이라는 말에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그리고 조합장의 약속만 믿고 묵묵히 견디기만 했다”는 스님. 하지만 도량을 수호하고 사부대중에게 수행과 신행의 터전을 제공하는 것 역시 출가자의 막중한 소임인 만큼 이제는 더 이상 도량이 훼손되지 않도록 사태를 수습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도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주영미 기자

조합 측도 인명보다 공사가 더 중요할 수는 없다. 공사를 강행한다면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다. 우선 공사를 중단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지난해 서울 상도동에서 벌어진 유치원 붕괴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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