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세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세요
  • 도연 스님
  • 승인 2019.03.12 15:18
  • 호수 14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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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내려놓고 자비로 껴안기
열린마음으로 자신 바라보면
상대방에도 그 온전함 전해져

누구나 위기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고난과 시련에 힘이 들고 지칠 때, 자포자기의 상태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해 초라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지지 않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다면 그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힘들고 혼란이 가중될수록 마음 깊숙이 들어가 온전한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전보다 더 성숙한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명상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타라 브랙은 ‘자기 돌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큰 괴로움의 시간은 심오한 영적 통찰과 개방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삶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를 맞은 적이 있다. 이때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던 모든 믿음이 의지처에서 떨어져 나간다. 삶을 사는 방식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폭풍 치는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 폭풍이 잦아들면, 우리는 삶을 새롭고 놀랍도록 분명하게 보기 시작한다.”

만일 나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여긴다면 마음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겁니다. 가장 치명적이에요. 설령 누군가가 나의 인격을 무시하고 쓸모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나를 믿고 존중해줘야 합니다. 불완전한 자신에 대해서 문제 삼지 않고 그 자체로서 온전하다는 마음이면 됩니다. 집착하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자비의 마음으로 껴안아 주세요. 

이에 대해 타라 브랙은 ‘받아들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우리가 경험의 어떤 부분을 억제하고 있다면, 만약 우리 존재와 느낌의 어떤 부분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다면, 무가치함의 트랜스(자기 스스로 불완전하고 무가치하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를 지속시키는 두려움과 분리의 느낌을 부채질하게 된다. 근본적 수용은 바로 이 트랜스의 기반을 직접 해체하는 것이다.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본 것을 열린 마음과 친절함과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나를 먼저 아끼고 사랑하며 치유해줘야 합니다. 온전한 내가 되어야 비로소 타인이 온전해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온전해진 만큼 상대방에게 그 온전함이 전해지는 것이니까요. 부족한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일을 그만둬야 합니다. 앞으로 무언가를 이루어야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면 됩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귀하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니까요. 

달라이라마는 ‘용서’에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자비의 마음으로 나를 먼저 용서할 수 있을 때 남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자비심이 무르익어야 상대방에 대한 자비심이 발현됩니다. 내가 소중한 존재인 걸 깊이 느낄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나처럼 소중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도연 스님

자신에 대한 자비심은 나르시시즘 또는 자기애가 아닙니다. 자신의 외모나 능력 같은 것들이 남들에 비해 지나치게 뛰어나다고 믿거나 자기중심성 애착이 심하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할 때, 상대방이 귀한 것을 알게 됩니다. 나만을 위하는 마음이 자신을 위해서 결코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래서 더 남을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습니다.

봉은사 대학생 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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