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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삼보불교공동체-하

기자명 장은화

‘영적친교' 내세우며 동성애 실험 조장 논란

상가락시타 세상 떠난 후 기로에 서
정통성 생활방식 고수 논란 지속
​​​​​​​
여성혐오·가족 대한 보수적 견해
가디언지 등 문제 삼자 사실 인정

2018년 11월 상가락시타가 세상을 떠난 후 늘 논란 속에 있던 삼보불교공동체가 향후 어떤 길로 향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11월 상가락시타가 세상을 떠난 후 늘 논란 속에 있던 삼보불교공동체가 향후 어떤 길로 향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11월 상가락시타는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 부고 기사에는 그가 국제 네트워크로서 FWBO를 창시하고 이 신불교 운동에 서양의 철학, 심리치료, 예술 등을 포함시켰으며, 또한 전통불교와 다르게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비승가적 계율을 도입하기도 했다는 점을 그의 업적으로 부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성된 지 50년이 지났고 이제 창시자가 세상을 떠난 이 시점에서 삼보불교공동체는 또 한 번의 기로에 서있다. 일반적으로 불교 공동체는 제1세대의 카리스마적 구루가 입적하게 되면 급격하게 그 세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삼보공동체는 향후 어떤 길로 향할지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삼보공동체가 결성되고 50년이 흐르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향후 이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요소들이기도 하다. 먼저 이 공동체에서는 계보의 정통성에 대한 비판이 있다. 전통불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공동체의 수행법은 백화점 상품처럼 여러 전통의 수행법을 선별해서 들여왔기 때문에 정통성 시비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창시자는 여러 스승 밑에서 공부했다고 해도 어느 누구로부터도 전법제자로 인가받은 적이 없다. 서양세계에 적합한 방식으로 불교를 전파하는 이 공동체는 카리스마를 가진 스승에 의한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이른바 ‘우호적인 위계(friendly hierarchy)’를 통해서 운영되고 있다. 

공동체에 소속된 남녀의 생활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상가락시타의 신불교 공동체가 전통과 결별했다는 것은 승가와 재가의 구별을 아예 없애고 그에 따라서 전통적인 비구·비구니의 계율도 없애는 한편 ‘삼보불교단’의 모든 단원들에게 남녀 구별을 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보살 십선계를 수지하도록 제도화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세간의 비판은 이 삼보공동체가 ‘삼보불교단’의 단원들에게 독신서약을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이성애자 커플을 서로 분리시켜서 각각 동성(同姓) 공동체에서 별거하도록 조장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가락시타는 단원들에게 동성관계 안에서 ‘영적인 친교’의 혜택을 찾도록 했고, 또 이성애자 남성 신도들에게는 자기계발의 한 형태로써 동성애 실험을 해보도록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1997년 10월 FWBO는 영국의 신문인 가디언지의 보도에 의해 요동쳤다. 기사 내용에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 신불교 운동 내부에서 성적 비행, 독단적 태도, 그리고 여성혐오가 자행되었다는 광범위한 주장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보도된 내용 중 가장 상세한 내용은 1970년대 초 수년 동안 이 운동의 창설자와 함께 살다가 1985년 ‘삼보불교단’을 떠났던 마크 던롭의 주장이었다. 이 기사에서 던롭은 상가락시타와의 어떤 식으로 동성애 관계를 맺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혔고 또 상가락시타로부터 “영적 계발을 위해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도록 학습된 성향을 극복해야만 한다”라는 말도 들었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는 한 남성제보자의 주장도 담겨있는데, 그는 런던 남부의 크로이돈에 소재한 FWBO 센터의 지도자와 성관계를 맺으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 공동체의 장은 아주 강한 사람이었고, 거슬리는 성격이었는데 사람을 조종하는 데 능했어요. 사람들의 약점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죠.”

세 번째 사례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1990년에 자살한 FWBO 회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회원을 담당했던 임상심리사는 FWBO가 그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는 소견을 밝히면서 보고서에 이렇게 썼다. 즉, 그 회원은 공동체의 고위직 단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의적으로 무너뜨리면서 공동체의 기본 원칙과 수행을 수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거부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심리적 갈등상태에 있었다. 공동체는 그를 가족과 여성들로부터 격리시키고자 했으며 그에게 동성애 가담을 권유하는 직접적인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지의 보도 후 광범위한 토론이 뒤따랐다. 동성 간의 활동과 ‘영적 친교’를 강조하기 때문에 오해나 부적절한 행동의 가능성이 불가피해 보일 수 있다는 상가락시타와 공동체 2인자인 다르마차리 수부티(Dharmachari Subhuti)의 글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실상 FWBO는 가족생활에 대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한 불교백과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FWBO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회원 간의 동성애를 공공연하게 인정해온 것이며, 서양 불교단의 단원들은 성착취를 금하는 계율이 성관계의 형식적인 구조보다는 관계 그 자체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성간의 성관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1994년 발간되고 2009년 재발간된 상가락시타의 공식적 전기에 수부티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상가락시타는 인간이 친구들에게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직면함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을 무너뜨려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가디언지의 보도는 상가락시타의 주장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했다. 가디언지에 의하면 그의 주장은 여성과 가족에 적대적이라는 것이다.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초기불교의 문헌들에 의거하여 상가락시타는 적어도 이른 단계의 영적 진로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영적 생활에 전념하기가 더 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86년 그는 커플과 핵가족이 노이로제의 원천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 이렇게 쓰고 있다. “커플이란 사실상 반쪽-인간 두 사람으로 이루어지는데, 각자는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자기 전(全)존재의 일부를 상대편에게 부여한다. 각 사람은 상대편에 의존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지만 이러한 안정은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내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비록 가족생활이 최고의 영성추구와는 양립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비판자들은 상가락시타의 이러한 보수적인 견해야말로 FWBO내에서 여성혐오가 상존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생각은 여성으로 재생하는 것이 남성으로 재생하는 것보다 영적인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초기경전의 여성차별적 내용을 되풀이해서 쓰고 있는 수부티의 저작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혁불교 운동으로써 그 당시 FWBO는 상세한 대응을 제시하고 창설자를 충실하게 옹호하기도 했지만 2010년에는 공동체의 명칭을 바꾸고 또 공동체의 공식 역사자료집을 내놓으면서 단체의 창설자가 적어도 1980년대와 그 이전에 불교교사로서의 그의 직위를 오용하여 젊은 남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장은화 선학박사·전문번역가 ehj001@naver.com

 

[1480 / 2019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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