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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노예제 피해 상징' 故김복동 할머니 49재 봉행

기자명 송지희
  • 교계
  • 입력 2019.03.18 12:01
  • 수정 2019.03.22 19:56
  • 호수 1481
  • 댓글 0

사노위‧정의기억연대, 3월17일
조계사 극락전서 100여명 참석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3월17일 조계사 극락전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 49재를 봉행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3월17일 조계사 극락전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 49재를 봉행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처음 국제사회에 알렸던 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의 49재는 남은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법석이었다.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조계사 극락전에 모인 100여명의 시민들은 “할머니가 일깨워 준 정의를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3월17일 조계사 극락전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 49재를 봉행했다. 49재는 독실한 불자였던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로 생전 할머니의 활동을 지원했던 정의기억연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함께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서의 아픔을 딛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합법적 배상을 촉구하며 문제 해결에 앞장섰으며 올 1월28일 향년 93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극락전에는 생전 할머니를 기억하는 이들과 시민들이 모여 할머니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한편, 그 뜻을 계승해 일본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사회노동위원장 혜찬 스님은 “오늘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위해 앞장선 용감한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와 이별한다”며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제라는 역사의 고통을 떨치고 전쟁으로 인한 비극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자리이타의 큰 보살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스님은 “할머니의 뜻을 받들여 화합으로 평화로운 한반도, 더 이상의 전쟁이 없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후손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빛나는 별처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도 “할머니를 통해 진실과 정의의 힘을 배웠다”며 “더 많은 김복동, 더 힘찬 김복동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표는 할머니가 남긴 500만원을 유언에 따라 사노위에 전달했으며, 양한웅 사노위 집행위원장은 “유지가 담긴 소중한 기금인만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할머니가 생전 관심을 기울였던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지원은 할머니가 입원했던 연대 세브란스병원 노조위원회가 이어가고 있다. 권미경 노조위원장은 “남아있는 우리가, 남은 할머니의 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 갈 테니 14살 소녀를 지켜주지 못했던 나라, 가해자인 일본정부에 사과조차 받지 못한 원망은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날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고 발원했다.

추모사에 이어 할머니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와 염불이 사회노동위 위원 스님들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지장보살이 염송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김복동 할머니의 영정에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합장한 채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은 눈물을 참지 못한 채 흐느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처음 알았다는 김지선 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는데 오늘 49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시간을 내어 찾았다”며 “불자는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스님들의 기도소리를 들으니 할머니의 뜻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저부터 절대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한편 김복동 할머니는 14세때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가 8년간 고초를 겪었다. 1992년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처음으로 피해사실을 증언했으며 이듬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재차 사실을 알려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2012년 전시성폭룍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설립했으며 이후 전세계 무력분쟁 지역의 아이들을 지원하는 한편,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오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의 상징’이자 인권운동가로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섰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82 / 2019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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