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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들고 우리 곁에 온 관음보살님 60년 재조명

  • 교계
  • 입력 2019.03.18 13:26
  • 수정 2019.03.18 13:27
  • 호수 1481
  • 댓글 0

‘호미 든 관음성상’ 봉안 60주년 기념
4월5일 봉화산 정토원서 법요식 봉행
수행·사회적 의미 조명 학술회의도
3월30일 세계불교학연구소 주최로

1959년 김해 봉화산 정상에 봉안된 호미 든 관음성상. 당시  시멘트로 조성됐던 관음상은 1998년 태풍으로 훼손된 후 1999년 화강암으로 재조성됐다. 

6·25 한국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선명하던 1959년 4월5일, 김해 봉화산 봉우리에 관세음보살이 나투셨다. 전쟁의 폐허 속 굶주림과 독재정권에 허덕이던 중생들의 목마름을 달래줄 감로수를 들고 계신 것은 여느 관세음보살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관세음보살님의 오른 손에는 호미가 들려 있었다. 오랜 세월 가난한 민초들의 생존도구였던 호미를 들고 나툰 관세음보살님의 모습은 고단한 현실을 살아내야 했던 이들에게 내민 희망의 손길이었다. 관세음보살이 우리 곁에 계시리라는 약속이었다. 당시 동국대에 재학 중이던 불교대 학생 31명의 원력으로 조성된 ‘호미 든 관음성상’은 불자들의 손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당찬 다짐이었다.

‘호미 든 관음성상’ 조성 60주년을 맞이해 60년 전 그날의 원력과 의미, 한국불교의 나아갈 방향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들이 마련된다. ‘호미 든 관음성상 봉안 60주년 기념 봉축행사 추진위원회’는 4월5일 오전 10시 봉화산 정상 호미든 관음성상 법단에서 60주년 봉축 및 평화기원 법요식을 봉행한다. 법요식에 이어 평화통일기념탑 및 노인·청소년문화 체험공원 조성을 위한 설명회도 함께 진행한다.

기념법요식에 앞서 3월30일 오후 1시부터 동국대 만해관에서는 동국대 불교대학 세계불교학연구소(소장 고영섭)가 주최하는 ‘호미 든 관음성상 봉안 60주년 기념 학술회의'가 열린다. 박경준 동국대 불교학과 명예교수의 사회로 △불교의 심성관-‘호미 든 관음상’에 담긴 수행적 의미(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불교의 노동관-‘호미 든 관음상’에 담긴 사회적 의미(장성우 동국대 불교학과 외래교수) △불교 문화운동의 현황과 미래-‘호미 든 관음상’과 관련하여(이재수 동국대 불교학과 외래교수)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 제고 방안-한국사회의 종교 지형과 불교 지형(권진영 동대부중 교법사)을 주제로 각각 발표가 이어진다. 김지연 금강대 연구교수, 김은영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최원섭 위덕대 연구교수, 김형중 동대사대부중 교장이 각각 논평자로 참가한다. 선진규 정토원 원장, 권기종 동국대 명예교수회장, 박순 동국대 불교학과 총동창회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호미 든 관음성상 봉안 배경에는 암울했던 시대, 불교가 사회리더로 재도약하고 대안을 제시하자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불교미술사학’ 26집에 수록된 자재 스님(동국대 불교사학 박사)의 논문 ‘현대 관음보살상 신도상(新圖像)과 관음신앙의 경향’에서는 이에 대해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60년까지 한국전쟁과 비구·대처승 문제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던 불교계에서는 청년 불자들을 중심으로 불교청년단, 혁명불교도동맹. 조선불교혁신회, 불교여성총동맹 등의 단체들이 불교개혁을 촉구하며 일어났다”며 “1958년 동국대학교 불교학도 31명은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선진규를 중심으로 ‘농민운동결사’를 만들어 4대 개발에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호미 든 관음성상의 출현은 불교정신에 바탕을 두고 불교사상과 농민운동의 결합을 만들어낸 것이다”고 평가했다. 

세계불교학연구소는 “심신, 사회, 경제, 사상 등 네 가지를 개발하자는 정신을 담은 호미 든 관음상은 노동하는 부처님, 일하는 부처님이라는 파격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60년 전 젊은 불교학도들이 일으킨 정신운동과 심신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 오늘 우리들이 계승해야 할 것, 발전시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재조명하는 학술회의가 될 것”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81호 / 2019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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