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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홍매화에 ‘음성공양’ 올리며 봄을 열다

  • 교계
  • 입력 2019.03.25 13:58
  • 수정 2019.03.25 14:03
  • 호수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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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3일, 각황전 작은 음악회
아름다운 선사한 홍매화 찬탄
클래식‧전통음악 등 어우러져
관람객 등 100명 봄기운 만끽

화엄사는 3월23일 각황전 앞 특설무대에서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화엄사는 3월23일 각황전 앞 특설무대에서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봄을 알리는 홍매화가 만개한 고즈넉한 산사에 흥겨운 음악소리가 메아리쳤다. 귀에 익숙한 민요와 대금, 클래식 선율이 지리산 계곡을 휘감으며 지난겨울 동장군의 위세에 잔뜩 움츠렸던 산하대지에 봄기운을 불어넣었다.

조계종 19교구본사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는 3월23일 각황전 앞에 특설무대를 마련하고 ‘홍매화 음악회’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음악회는 전통사찰 화엄사가 정적인 문화유적으로서만 머무르지 않고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문화도량으로서 자리매김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특히 홍매화가 만개한 도량을 배경으로 전통음악과 클래식 선율이 어우러진 음악회를 통해 사찰을 찾은 모든 이들과 봄의 정취를 함께 만끽하자는 의미다. 또한 지난 400년간 봄을 알리는 전령이자 화엄사를 외호하고 대중들에게 기쁨을 줬던 홍매화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음성공양을 올리자는 뜻에서 준비했다.

각황전 홍매화는 조선 숙종 때 계파 스님이 화엄사 장육전이 있던 자리에 각황전을 중창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심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홍매화는 장육화로 불리기도 했다. 매년 봄을 앞두고 만개하는 각황전 홍매화는 다른 홍매화보다 색과 향이 짙어 화엄사의 대표적인 명물로 꼽힌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각황전 홍매화는 지난 400년간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우리에게 기쁨을 줬다면 오늘은 우리 중생들이 그런 홍매화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음성공양을 올리는 것”이라며 “오늘 모두가 기쁜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음악회는 화엄사 마하비라 합창단의 ‘바람부는 산사’ ‘꽃피울 때까지’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문귀영 바리톤이 대중가요를 성악으로 편곡한 ‘낭만에 대하여’ ‘배사메무쵸’를 불러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마하비라 합창단의 지휘자이자 크로스오버 성악가로 유명한 유환삼씨가 ‘You raise me up’ ‘서시’ 등을 음성공양 했으며 소프라노 최효숙씨의 공연에 이어 최거룡 대구예술대 겸임교수의 섹소폰 연주, 정선희씨의 비올라, 김경호씨의 대금 연주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소리꾼으로 유명한 김명진씨가 출연해 ‘난감하네’ ‘뱃노래’ 등 귀에 익숙한 우리가락을 선보여 참석한 대중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각황전 앞 특설무대에는 지역주민과 관람객 등 100여명이 동참해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스며든 산사의 봄을 만끽했다.

지리산의 봄을 느끼기 위해 화엄사를 찾았다가 우연히 작은 음악회를 관람하게 됐다는 김미향씨는 “사찰은 언제나 조용하고 엄숙한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뜻밖이었다”면서 “좀 쌀쌀한 날씨이기는 했지만 빨갛게 물든 홍매화도 아름다웠고, 흥겨운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화엄사는 지난해부터 매년 봄을 알리는 홍매화를 배경으로 개최한 작은음악회에 대한 불자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정기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구례=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83호 / 2019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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