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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수행 감해경-상

기자명 법보

대불련 출신 배우자 만나 결혼
아들과 딸도 사찰 참배 좋아해
25년 음성공양으로 신심 돈독
회향 후 10만배 기도에 돌입

57, 수미향

어릴 때부터 절에 다니시는 친정어머니를 보면서 커왔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어머니와 절에 가곤 했던 시간들이 유년시절의 따뜻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결혼을 하면서 신심은 더욱 증장되었다. 대불련 출신의 남편 덕분이었다. 남편뿐만 아니라 시어머니께서도 신심이 지극한 분이셨다. 남편을 만나 함께 신행 생활을 하며 우리의 아들과 딸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절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결혼과 함께 우리는 이미 불자 가족이 되었다. 

31세가 되던 때, 불교합창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인연도 무척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백중 날 가까운 사찰을 찾았다가 합창단을 모집한다는 안내에 망설임 없이 입단한 것이다. 그 때부터 25년 동안 부처님 전에 음성공양을 올리는 것이 일상의 기도가 되었다. 초하루, 지장재일, 관음재일 등 재일이 되면 기도를 하며 그 법석에서 항상 찬불가를 부르는 것이 나의 신행생활이었던 것이다. 음성공양과 기도를 통해 믿음과 수행은 더욱 여물어갔다. 

항상 법회에 참석해 손발이 될 수 있어 행복했고 음성공양은 신행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 주었다. 집을 이사하면서 인연이 닿게 된 통도사부산포교원에서는 아이들도 마침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이어서 어린이법회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2003년, 부산 두구동 신창농장에 홍법사가 개원할 때부터 우리가족은 홍법사를 재적사찰로 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홍법사 불광합창단 창단 멤버가 되어 합창단이 출발할 수 있도록 단원을 모집하는 데 앞장섰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환희심의 기억 중 하나다. 

그래서였을까. 늘 피곤했지만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잦은 피로감은 적당히 쉬면 나아질 거라 믿으면서 잘 쉬지도 못하는 일상 탓으로만 돌렸다. 2005년 제1차 국제불광회 부산협회 임원연수를 위해 처음 대만 불광산사를 다녀올 당시, 같은 방을 쓴 도반께서 진지하게 병원을 찾아 검사해 볼 것을 제안했다.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는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검사 결과 당장 수술을 준비해야 된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을 잘 마쳤고 절에 복귀한 나에게 많은 분들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고 격려해 주셨다. 주지스님께서도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말씀하셨다. 이후 무리한 일정은 가능하면 잡지 않았고, 과도한 수행도 내게 맞는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다보니 정작 오랜 신행생활 이어오는 동안에도 ‘나의 수행이라고 할 만한 수행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합창단 활동을 회향하던 지난해의 일이었다. 

법석의 화려한 조명 아래, 빛나는 의상을 입고 부처님의 법을 찬탄하는 음성공양의 시간들은 내게 참 환희로운 순간, 순간이었다. 하지만 때가 되면 이 자리에서는 물러나야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던 차, 지난해 음성공양 25년을 기점으로 합창단을 정식으로 회향하게 되었다. 회향을 준비하던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남은 생은 오로지 내면을 가꾸는 불자가 되어야 되겠다는 발원이 분명해졌다. 

그러던 중 2018년 음력 3월 초하루 법회 때 홍법사 주지스님께서 ‘세향 10만배 기도’를 말씀하시면서 “동림 어린이 자모들뿐만 아니라 신도들도 누구나 함께 세향 10만배 기도에 동참해서 수행하길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주지스님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아! 10만배 기도가 바로 내가 해야 할 수행이구나.’ 생각하며 10만배 기도 밴드에 바로 가입을 하고 동림 자모들과 함께 기도를 시작했다. 

신심 깊은 동림 자모들을 보니 20년 전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아주 흐뭇하고,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나도 20년 전 어린이법회 자모로 활동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 법회 출신으로 중·고등·대학생 법회까지 마치고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아들과 딸! 이제는 나의 어엿한 기도 도반이나 다름이 없다.

 

[1482호 / 2019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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