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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주인공으로 사는 지혜를 배우다

  • 불서
  • 입력 2019.04.01 14:27
  • 호수 1483
  • 댓글 0

‘사계절 스스로 꾸준히’ / 석초 스님 지음 / 스토리닷

‘사계절 스스로 꾸준히’
‘사계절 스스로 꾸준히’

“어디를 가나 시빗거리가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이 시빗거리를 모두 다 해결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혜로 시비를 분명히 가리고, 시비의 충돌은 최소한 줄일 줄 알아 시비로 인하여 나아갈 길이 막혀서는 안 됩니다. 또 내려놓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서로 간 소통 부재와 개개인 욕심이 더해지면서 갈등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그로인해 고통 받고 좌절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지혜로 시비를 가리고 충돌을 최소화하면 자기 의지대로 삶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에 가까워질 수 있고, 반대로 시비에 휩쓸려 끌려 다니면 그저 방청객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금을 막론하고 선지식들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강조하며 스스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왔다.

‘사계절 스스로 꾸준히’는 군산 은적사 주지 석초 스님이 출가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이후 자연과 함께하며 깨달은 이야기를 통해 일상을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봄비는 새싹들이 올라올 때 힘을 주는 비이며, 여름비는 갈증을 없애주며 더욱 실하게 꽃과 열매를 맺게 해주는 비이고, 가을비는 꽃과 열매들에게 ‘크느라 애썼다’고 말해주는 비 같고, 겨울비는 ‘이제 조금은 쉬고 내년을 준비하라’고 말하는 비인 듯합니다. 비와 땅처럼 서로 서로가 토닥거리고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물은 모든 만물을 생성시키고 늘 아래로만 흐릅니다. 그리고 자기를 가로막는 돌멩이를 비롯한 나무, 풀 등을 모두 씻으면서 비켜 내려갑니다. 이것은 하심(下心)의 큰 힘입니다.”

“연약한 풀은 사람의 손에 의해 뽑히고 기계에 의해 깎이기는 하지만, 태풍에는 끄떡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때로는 연약한 것이 더 강할 때가 있습니다.”

스님은 여름에서 시작해 봄으로 끝나는 사계절을 담아낸 책에서 바람과 햇살, 흙과 나무, 그리고 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출가라는 것이 세속의 속됨을 여읜 것이지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님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하는 스님은 자연의 이치를 통해 그저 우리가 할 일은 영원한 스승인 자연처럼 스스로 꾸준히 살아가는 것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포근히 내리는 눈 앞에 서서 나는 남의 허물을 얼마나 덮어주었나?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남의 아픔을 얼마나 닦아주었나? 햇빛을 바라보며 나는 남의 마음을 얼마나 따스하게 해 주었나?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나의 섭섭했던 마음을 얼마나 날려버렸나를 생각하는 스님의 잔잔한 글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길을 만날 수 있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83호 / 2019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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