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정토신앙 요체로 ‘왕생’을 말하다
동아시아 정토신앙 요체로 ‘왕생’을 말하다
  • 심정섭 전문위원
  • 승인 2019.04.08 11:31
  • 호수 1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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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생요집’ / 겐신 지음·김성순 옮김 / 불광출판사
‘왕생요집’
‘왕생요집’

“모든 행위는 원(願)에 의해서 전개된다. 그러므로 발원에 따라 왕생하는 것이다. 총괄해서 말하자면, 삼업을 지키는 것은 악을 제어하는 지선(止善)이며, 칭명염불은 선을 행하는 행선(行善)이다. 보리심과 발원은 이 두 가지 선을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수행법들이 왕생의 요체가 되는 것이다.”

천 년 전 일본의 겐신(942∼1017) 스님은 염불 법문 한 가지로 경론의 요체를 설하는 문장을 모아 ‘왕생요집’을 펴냈다. “지혜가 뛰어나고 정진하는 사람이라면 어려움이 없겠지만 나처럼 둔한 사람이라면 어찌 엄두가 나겠는가”라고 겸손함을 보이며 이 책을 내놓았으나, 책은 동아시아 사상사에 영향을 끼칠 만큼 파급력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 책의 영향을 받은 호넨 스님에 의해 정토종이 열렸고, 호넨 스님의 제자 신란 스님이 창종한 정토진종은 지금도 일본불교 최대 종파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은 겐신 스님의 순수 창작이 아니다. 경전과 중국, 한국, 일본의 논서 등에서 정토와 관련된 문헌을 추렸다. 여기에 스스로 묻고 답하며 염불 신앙의 당위성은 물론 수행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겐신 스님이 인용한 경전이나 논서는 모두 112부 617문이다, 경전이 제일 많고, 중국의 도작·선도·회감 스님의 주석서, 그리고 신라의 원효·의적·경흥 스님 논서도 인용했다. 

겐신은 그렇게 선지식들이 밝힌 염불신앙과 수행방법을 취합해 크게 10개의 장으로 구분했다.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인의 육도를 설명한 ‘염리예토’, 극락정토의 십락을 설명한 ‘흔구정토’, 극락왕생의 증거를 설명한 ‘극락증거’, 정토왕생의 길을 밝힌 ‘정수염불’, 염불수행의 방법을 설명한 ‘조념방법’, 임종시 염불을 설명한 ‘별시염불’, 염불 공덕을 설명한 ‘염불이익’, 염불 선업을 설명한 ‘염불증거’, 염불 포용성을 설명한 ‘왕생제업’, 의심나는 부분을 문답 형식으로 다시 설명한 ‘문답요간’이다.

한국·중국의 선지식들이 설한 정토 관련 문헌을 모으고 자신의 염불관과 정토관을 더한 겐신의 ‘왕생요집’은 그래서 동아시아 정토신앙의 요체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시아 염불결사의 연구: 천태교단을 중심으로’를 박사학위 주제로 택해 연구하던 김성순 박사가 그 인연을 이어 처음으로 완역해서 선보인 ‘왕생요집’에서 더러운 세상을 멀리하고 기꺼이 정토를 찾아나서야 할 이유를 확인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2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84 / 2019년 4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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