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미얀마 통 카랏 사원
7. 미얀마 통 카랏 사원
  • 알랭 베르디에
  • 승인 2019.04.09 10:16
  • 호수 1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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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파산 1500미터 화산봉에 세운 미얀마 성지

사원입구에 ‘낫’ 동상 37개 세워
‘낫’은 불교·애니미즘 결합 전통
777계단·5개의 파고다는 경이
미얀마 불자들 순례지 중 한 곳
사원들은 금으로 장식돼 있다.
기원전 442년 화산 분화로 만들어진 화산봉 위에 세워진 통 카랏 사원. 사원들은 금으로 장식돼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하나같이 모두 깊은 불심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생활 전면에는 불교 철학이 기본이 돼 그들의 기본 윤리와 삶의 가치관을 결정하곤 한다. 실제로 전체 인구 5400만명 중 비구스님 50만명, 사미니스님 7500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얀마에서 불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전체 인구의 90%가 불자인 미얀마는 불교가 삶 자체다. 그런 이유로 어디를 가나 불교 사원과 탑을 볼 수 있다. 종교를 뛰어넘어 건축 역사에 있어서 걸작품으로 간주하는 수많은 사원이 미얀마 전국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통 카랏(Taung Kalat) 사원이다. 

통 카랏 사원은 미얀마의 불자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성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대 불교 유적지인 바간(Bagan)에서 50km 떨어져, 미얀마 중앙에 위치한 통 카랏 사원은 불자라면 한번은 반드시 방문해 보아야 할 중요한 불교 사원이다. 포파(Popa)산 1500m 화산봉 위에 우뚝 솟은 모습은 보는 이를 아찔하게 한다. 기원전 442년 화산이 분화하면서 만들어진 화산봉 지형 위에 세워진 통 카랏 사원은 가끔 화를 내는 자연의 섭리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듯 당당히 그 위에 세워져 있다. 통 카랏 사원이 세워진 이 화산의 이름은 ‘통 마 기(Taung Ma Gyi)’인데 이는 ‘어머니의 언덕’을 의미한다.

이렇게 화산 높이 세워진 배경 덕분에 통 카랏 사원에 가려면 무려 777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기에 숨을 헐떡이게 하는 육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막상 화산 정상에 있는 사원에 도착해 주변을 내려다보면 미얀마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드높이 솟아 있기에 통 카랏 사원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조차 볼 수 있다. 실제로 60km 떨어진 이라와디(Irawady) 강가에서도 통 카랏 사원을 볼 수 있다. 

미얀마 불자들은 경이로운 자연환경 위에 세워진 불교 사원을 보며 이곳을 매우 성스러운 성지로 간주하고 끊임없이 발걸음을 이어왔다. 불자가 아니라도 미얀마를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경이로운 환경 속에 뛰어나게 건축된 사원을 보기 위해 점점 더 많이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통 카랏 사원은 그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사원이 세워진 후 얼마 되지 않아 성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고 이런 관행은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오래전 바간의 왕이 이곳을 마하기리 낫(Mahagiri Nats)을 기리기 위한 성지로 지정하며 깊은 불심을 얻기 위해선 이 사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해 사원은 더욱더 중요한 곳으로 여겨졌다. 역사 자료에 따르면 아나랏타(1044~1077) 왕은 통치 기간 동안 정령신(낫) 숭배 사상에 따라 이 사원에서 100여마리의 동물들을 제물로 바치며 사원을 성지로 공식 지정했다.

낫 전통은 미얀마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불교와 애니미즘이 묘하게 결합된 전통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래전 미얀마 외딴 시골 마을들에 만연해 있던 애니미즘은 미얀마에 불교가 소개되면서 자연스레 불교에 녹아들었고 이는 낫이라는 미얀마의 독특한 불교 관습을 만들어냈다. 바간의 왕들은 이 낫 전통을 국가를 통합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정치적 아이디어로 이용하기도 했다. 사실 낫 전통은 간단히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그 적용 모습이 다양하다. 

미얀마 사람들은 낫 전통이 자신을 보호하고 집안에 나쁜 기운을 쫓는다고 믿고 있다. 37개의 낫 보호신들은 미얀마에선 매우 중요한 존재로 여겨진다. 낫 보호신들은 특히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영혼이라고 설명되며 오늘날 미얀마 사회에서 전쟁에서 비극적으로 죽은 인물들을 공경하며 섬기는 미얀마의 전통은 이 배경을 비추어 볼 때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통 카랏 사원은 마하기리(Mahagiri) 낫의 전통, 아니 미얀마 불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전설에 따르자면 명성 높던 대장장이 한 명이 틴리그용(Thinligyaung, 344~387)왕이 바간을 지배하던 시절 이곳에 살았는데 우연히 왕의 미움을 받게 되면서 왕의 적이 됐고 어느 날 왕에게 잡힌 대장장이는 나무에 묶인 채 화형을 당해 죽음을 맞았다. 대장장이의 여동생은 절망에 빠졌고 곧 깊은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대장장이가 묶였던 나무는 그 절반이 까맣게 태워졌는데 이 나무는 곧 낫 전통에 따라 성지가 됐다. 화가 난 틴리그용왕은 그 나무 기둥을 뽑아서 이라와디강에 던져버리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버려진 나무를 다시 찾아와 대장장이와 그 여동생 모습을 나무에 새기기 시작했다. 선조의 잔혹한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후 바간 왕들은 포파산으로 순례를 떠나며 낫 전통을 이어갔다. 대장장이는 포파산을 수호하는 영혼으로 간주되며 섬겨졌고 이후 미얀마 사람들은 통 카랏 사원으로 순례를 이어갔다. 

포파산에 오르기 전 산 입구에는 37개의 마하기리 낫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이어져 있는 계단들은 정교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 앞에서 시작된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 언덕 정상에 도달하면 여러 개의 아름다운 건물들로 구성된 통 카랏 사원과 다섯 개의 멋진 파고다를 만나게 된다. 거대한 화산 바위 성과 같은 곳 위에 건설된 사원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사원은 유명한 미얀마의 여러 사원을 재건축하는 데 크게 공헌했던 우 칸디(U Khandi, 1868~1949)에 의해 20세기 초 다시 재정비됐다. 

통 카랏 사원의 건축 양식을 면밀히 관찰하면 미얀마 불교 건축 양식만이 지니고 있는 개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금으로 뒤덮여 있는 건축물들은 거대하고 복잡하게 장식돼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으로 장식된 사원은 주변 스투파와 작은 사원 건물들을 감싸 안으며 화산 봉우리 위에 당당히 서 있다. 

순례를 온 불자들은 하나같이 불상에 금이 입혀진 종이를 정성스레 붙이며 깊은 불심을 표시한다. 사원 내에는  스님들이 거주하며 참선에 집중하기도 한다. 사원 곳곳을 방문하면서 명상과 법회가 계속 이어지는 스님들의 인생을 바라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통 카랏 사원에 거주하고 있는 스님들은 대부분 그들이 삶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에 머문다고 한다. 사원 곳곳을 둘러보면 여기저기 첨탑이 솟아나 있는 모습이 마치 중세 시대의 고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화산 위에 세워진 거대한 통 카랏 사원은 낫 정령신을 위한 사원으로 그 역사가 시작됐지만 이 나라에 불교가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 이제는 모든 미얀마 불자들이 평생에 한 번은 떠나고 싶은 순례지가 됐다. 사원 내에서 합장을 올리고 다시 777개의 계단을 밟으며 내려오며 불심 깊은 이 나라 미얀마의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도 이 순례 길이 마음의 위로와 행복을 주기를 소망해본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여행 정보

· 가는 법 - 가장 좋은 방법은 서울-방콕 항공편을 이용한 후 다시 방콕에서 만달레이까지 가는 방법이다. 꼭 들려봐야 할 관광지인 파간을 방문한 후 그곳에서 하루 여행으로 통 카랏을 다녀올 수 있다. 파간에서 고속버스로 1시간 30분이면 포파산에 도착한다.
· 비자 - 대한민국 국적의 경우 28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그 이상 머물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
· 통화 - 미얀마의 화폐 단위는 챠트 
· 전압 - 230V
· 통 카랏 사원 방문 시 주의 사항 - 통 카랏 사원에는 원숭이가 많은데 이 원숭이들은 관광객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경우가 많다. 귀중품의 경우 숙소에 놓고 나오는 것이 안전하다. 또 붉은색과 검정, 혹은 녹색 옷은 정령신을 화나게 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엄격한 불교 사원이기 때문에 육류를 지니고 있어서도 안 된다. 

 

[1484 / 2019년 4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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