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자리이타 시작은 칭찬에서
15. 자리이타 시작은 칭찬에서
  • 법장 스님
  • 승인 2019.04.16 16:18
  • 호수 148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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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하기는 가장 쉽지만 그 책임은 가장 무겁다

뱉은 말 반드시 돌아오기에
책임 느끼며 상대에 말해야
거짓 험담은 소망어로 금지
험담의 종착역은 자기 자신 

불교의 계율 중에는 유난히 ‘말’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앞서 살펴본 ‘자찬훼타계’와 ‘방삼보계’도 말로 인해 죄를 짓는 내용이었다. 이는 말이라는 것이 가장 행동하기 쉬우면서도 그 책임의 무게가 가장 무거운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듣는다. 말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말이란 우리의 감정과 생각 등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와 같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말을 어떻게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자신의 진심을 담은 말 한 마디는 상대방에게 어떠한 물질이나 행동보다도 큰 힘이 되어 준다. 그리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이 씨가 된다’와 같이 자신이 뱉은 말은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자신에게 똑같이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할 때에 자신에게 돌아올 책임감을 느끼고 말을 듣는 상대를 생각하며 진중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만큼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도 없기에 항상 말로 실수를 하고 후회할 일을 저지른다. 특히 자신에 대한 우월감과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거짓말로써 남을 속이거나, 다른 두 말을 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이런 거짓말이나 상대에 대해 진실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을 ‘망어계(妄語戒)’로 금지하고 있다. ‘망어’란 단순히 거짓말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우선 불교에서는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자신이 깨달았다고 말하는 것을 ‘대망어’라고 하여 중죄로 보고 있다. 이는 그의 말이 마치 불교의 가르침인 것처럼 보여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전달하고 불교에 대한 실망감을 줄 수 있기에 가장 무거운 죄로 금지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저지를 수 있는 거짓말이나 험담 등은 ‘소망어’로 금지하고 있다. 흔한 거짓말처럼 생각될 수 있으나, 이 안에는 험담(악구), 이랬다저랬다 말(양설), 속이는 말(기어)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현수법장 스님은 “입으로 짓는 악업(구업) 중에 거짓말이 가장 무겁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이미 악구, 양설, 기어를 모두 어기게 된다”고 하여 ‘망어’ 속에 모든 구업이 들어있음을 설명한다. 이처럼 거짓말에는 이미 상대방을 속이고 자신이 어떤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기에 가장 무거운 죄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일상 속에서 너무나 가볍게 거짓말이나 남의 험담 등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한 거짓말과 험담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고 영원한 비밀이 없듯이 남을 속이는 말이나 험담은 여러 사람을 돌고 돌아 반드시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누구라도 지난 삶 속에서 말로써 사람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려 누군가의 험담을 하거나, 자신의 무언가를 부풀려 자랑하는 말은 너무나 쉽고 가볍게 내뱉는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감사와 칭찬, 그리고 자비와 사랑의 말은 고민 끝에 어렵게 꺼낸다. 불교를 믿으면서 우리는 ‘자리이타’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 자리이타의 첫걸음이 되는 감사와 사랑의 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상대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서 따뜻하게 건네주는 말 한 마디는 그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이며, 그 말은 상대를 통해 다시금 나에게 전달되어 나와 내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리이타의 실천이며 보살행의 시작인 것이다. 

말이란 가장 가볍게 행동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가장 무거운 것이다. 그리고 가장 어기기 쉬우면서도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말이다. 상대에게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그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자랑과 험담은 무겁게 말하며 감사와 칭찬은 가볍게 말한다면 우리가 말로만 하던 배려와 화합이 실현될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85 / 2019년 4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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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2019-04-18 09:40:27
생활속에서 실천할수 있는 스님의 글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합장

보현수 2019-04-17 23:46:58
요즘 두 손을 모으고 듣는 연습을 하는 중인데요^^
배려와 화합의 언어를 쓰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