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밝힌 소중한 등불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의 그늘을 환하게 밝히고, 우리의 보살행들이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게 하소서.”
불법승 삼보를 청하는 소리에 경복궁 앞 봉축등이 지혜의 빛을 밝혔다. ‘미륵사지 탑燈’이 경복궁 앞을 환히 밝히며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2000여 사부대중은 보살행을 발원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는 4월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불기 2563년 평화를 염원하는 미륵사지 탑燈 점등식’을 봉행했다. 이날 사부대중은 화합과 상생을 염원했고, 봉축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축원문에서 이를 재차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이 등이 뭇생명의 불성을 밝혀 인류 평화와 온 세상의 상생을 이끌고, 이 빛이 역사와 민족의 터전으로 퍼져 남과 북의 간절한 평화통일 의지를 모으길 바란다”며 “세계 열강을 감화시겨 큰 화합의 문이 열리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축원문에 이어 사부대중은 세종대왕 동상을 반환점으로 ‘미륵사지 탑燈’을 탑돌이하며 온 인류의 행복을 기원했다. 석가모니불 정근과 2000여개 연등이 서울 광화문광장의 밤거리를 수놓았다.
광화문광장을 밝힌 봉축등 ‘미륵사지 탑燈’은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원형으로 삼고 전통 한지를 주재료로 재현한 등이다. 639년 백제 무왕의 왕후가 발원해 건립한 최고(最古) 최대의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양식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등 기법을 살려 화려한 컬러보다는 석재가 갖고 있는 오래된 유물로서의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70% 크기로 제작된 ‘미륵사지 탑燈’은 좌대를 포함해 높이 20m에 이른다.
봉축등 ‘미륵사지 탑燈’은 부처님오신날인 5월12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을 밝힌다. 이와 함께 서울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시 전역에는 약 5만여개의 가로연등이 부처님오심을 찬탄하며 국민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86 / 2019년 4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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