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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 노사분쟁 ‘콜트콜텍’, 13년만에 잠정합의

  • 사회
  • 입력 2019.04.22 17:45
  • 수정 2019.04.22 18:16
  • 호수 1487
  • 댓글 1

4월22일 노사교섭서 합의점 도출
임재춘 조합원 “진심으로 감사”
사노위, “의미있는 결과” 환영

서울 등촌동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노사문제의 원만 해결을 발원하며 제4차 릴레이 기도법회 중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당 해고를 당한지 13년, 투쟁 4464일째. 국내 최장 노사분쟁으로 알려진 콜트콜텍이 노사간 잠정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노동운동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전망이다. 노사간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릴레이 기도법회를 봉행 중이던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노위는 출범 당시부터 콜트콜텍 문제 해결을 위해 밀착적인 연대 활동을 이어 왔다.

콜트콜텍 노사 양측은 4월22일 진행된 노사교섭에서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양측이 잠정합의한 내용은 4월23일 조인식 및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노사교섭이 타결되면서 2007년 정리해고 이후 13년간 지속된 역사적인 노사분쟁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사교섭이 진행되는 내내 서울 등촌동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노사문제의 원만 해결을 발원하며 제4차 릴레이 기도법회를 이어가던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은 소식을 접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교섭이 노사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사회노동위원 서원, 인우, 백비, 현성 스님의 기도도 더욱 간절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님들은 교대로 기도하는 중간중간 단식 42일째에 돌입한 임재춘 콜트콜텍 지부 조합원을 격려하고 농성천막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인우 스님은 “노동위원으로 첫 현장이 콜트콜텍이었고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스님으로서 역할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은 노동자들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거나 목소리를 내더라도 사회가 듣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거리에 내몰린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콜트콜텍 노사분쟁이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연대의 힘’과 사회적 관심이었다. 대전·인천공장을 시작으로 여의도, 광화문광장 등 숱한 농성장을 거쳐 본사 앞에 천막을 꾸리기까지 각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문화인들이 연대를 통해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단식 42째 접어든 임재춘 조합원을 위로하는 사회노동위원 스님.
단식 42째 접어든 임재춘 조합원을 위로하는 사회노동위원 스님.

임재춘 조합원은 “13년간 투쟁에 이어 단식까지 하면서 정말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천막 옆에서 들리는 스님들의 기도 소리가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스님들의 기도 소리는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알고 힘을 북돋아 주는 원동력이었다. 진심으로 눈물이 날 만큼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말 끝이라는 생각으로 본사 앞에 농성장을 만든 지 104일 동안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대단히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줬다”고 특별히 감사를 전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출범 당시부터 콜트콜텍과 연대해 왔으며 2014년에는 콜트콜택 부당해고 노동자들을 초청해 문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릴레이 기도법회를 통해 본격적인 지지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특히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1일 청와대가 주관한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발언으로 콜트콜텍에 대한 관심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 정부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콜트콜텍 박영호 사장과 접촉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오래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노사분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분석이다.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오랜 세월 팽팽하게 맞서 온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이라며 “이번 교섭은 노동자들 스스로가 선택하고 움직여 사측과 협상을 하고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콜트콜텍 노사 양측은 4월23일 오전 11시 조인식을 통해 합의안을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jh35@beopbo.com

콜트콜텍 노사 양측은 4월22일 오전 10시부터 이어진 노사교섭 결과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콜트콜텍 노사 양측은 4월22일 오전 10시부터 이어진 노사교섭 결과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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