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나툰 공주 마곡사 석가모니부처님 ‘괘불‘
서울에 나툰 공주 마곡사 석가모니부처님 ‘괘불‘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9.04.23 14:35
  • 호수 14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14번째 괘불전 개최
4월24일부터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1670년, 마곡사 대중 원력으로 조성
5월15일 등 4차례 큐레이터와 대화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보물 제1260호 공주 마곡사 석가모니부처님 괘불이 서울에 나투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공주 마곡사 괘불’을 진행한다. 4월24일부터 10월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선보여온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의 괘불전 열네번째 자리다.

보물 제1260호 마곡사석가모니불 괘불탱.
보물 제1260호 마곡사석가모니불 괘불탱.

마곡사에 전하는 보물 제1260호 ‘마곡사석가모니불괘불탱’은 1687년 5월 120여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해 조성됐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피폐해진 마곡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대규모 중창이 이루어졌고, 중창 불사가 이어지는 중에 괘불이 조성되었다. 마곡사 승려와 신도 등이 바탕천, 금, 아교, 먹 등 괘불 제작에 필요한 물목을 시주했다. 불화는 1670년 마곡사 대웅보전 단청공사에 참여했던 능학 스님을 비롯해 계호, 유순, 처묵, 인행, 정인 스님 등 여섯 화승이 그렸다.

6명의 화승이 모여 그린 전체 높이 11m, 너비 7m, 무게 174kg의 괘불은 300년 전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광배를 장식한 꽃, 보관에서 자유롭게 나는 봉황, 영롱하게 반짝이는 구슬과 다채로운 문양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괘불 화면 상단에는 13개의 붉은 원을 그리고 안에 진언을 넣어 11미터 화면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괘불의 주인공은 보관과 장식으로 장엄한 석가모니부처님이다. 거대한 화면에는 연꽃을 든 석가모니불과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으로 가득 차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은 부처님이 설법을 하던 중 대중에게 연꽃을 들어보였고, 다른 이들은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가섭만이 그 뜻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시중(拈花示衆)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참선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종(禪宗)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마곡사 괘불처럼 화려한 보관을 쓰고 연꽃을 든 부처님을 그린 괘불은 17~18세기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주로 확인되며, 비슷한 도상임에도 ‘노사나불’ ‘미륵불’ 등 여러 존상으로 지칭된다. 마곡사 괘불은 본존 두광 안에 구획된 붉은 방제(旁題) 안에 ‘천백억화신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이란 존명이 적혀 있어 본존이 석가모니불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본존뿐 아니라 괘불에 그려진 35명이 누구인지에 방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유사한 도상을 해석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괘불은 평소 함에 넣어 법당 안에 보관하고, 크기도 상당해 마곡사 대중들도 큰 법회 때가 아니면 볼 수가 없다”며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많은 분들이 친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국립중앙박물관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화승들의 요람인 마곡사는 올해 금오원이라는 탱화 연구와 제작, 인력양성을 위한 공간을 건립한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차별없는 세상, 소통하는 세상, 조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배기동 관장은 “괘불은 전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라며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조성된 괘불을 친견하고 맑은 마음,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시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15일, 8월7일, 9월25일, 10월2일 ‘마곡사 괘불’을 소개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충남 공주 태화산 자락에 위치한 마곡사는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특히 봄 경치가 수려해 ‘춘(春)마곡’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산수를 겸비한 승지(勝地)로 꼽혔고, 조선 세조는 마곡사를 조망하며 ‘만세동안 없어지지 않을 땅’이라 감탄했다. 자장 율사가 선덕여왕의 후원을 받아 643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임진왜란 중에는 충청도 의병의 집결지였고, 조선 후기에는 왕실과 충청도 감영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조선 굴지의 사찰이었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