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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강원 산불과 노트르담성당 화재

기자명 법장 스님

더 큰 재앙은 나 아닌 우리가 막을 수 있어

강원도 산불에 전국 각지의
소방대원과 구호 손길 답지
노트르담성당 화재현장에도
시민띠 이루어 문화재 구호

올해 4월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목일을 앞두고 강원도에 큰 산불이 발생해 수많은 피해를 남겼고, 프랑스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첨탑이 붕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강원도 산불의 원인을 두고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 상황이나, 대체적으로 변압기의 전기 문제를 원인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조금만 더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주의에 의해서 우리는 다시금 돌이킬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받게 되었다. 산과 나무의 피해뿐만이 아닌 많은 강원도 주민들이 자신의 보금자리와 추억의 장소를 한순간에 영원히 잃게 되었다.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도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 역시도 안전에 대한 부주의와 한 순간의 방심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상징을 돌이킬 수 없는 슬픔으로 만들었다. 이 두 화재는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우리의 부주의가 원인이 된 가슴 아픈 사고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주었고 앞으로도 당연히 별일 없이 그렇게 있어줄 거라는 믿음과 방심이 이런 일을 생기게 한 것이다. 

‘범망경’에서는 불교 승가의 물건이나 건물 등을 잘 지키지 못하거나 손상시키는 것을 죄로 보고 있다. 불교 승가의 것이라는 말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지켜야 하는 것과 더불어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온전히 보전하여 전달해 주어야 하는 사명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불교 승가라고 해서 불교국가의 불교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인 불성을 지닌 존재라고 말한다. 즉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인연 있는 사람들이 불교인인 것이다. 그렇기에 강원도 산불과 노트르담 대성당의 피해를 전 세계의 모두가 아파하고 걱정하며 복구와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화재의 원인제공자를 찾아 문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방심하며 살았다는 경각심을 다시금 갖고 내 주위, 우리 주위를 다시금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 두 화재를 통해 많은 아픔과 고통을 받았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원도 화재 당시 전국의 모든 소방대원들이 한 걸음에 달려와 누구 할 것 없이 자신들을 화마 속에 내던지시며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과 헌신에 모든 국민의 가슴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분들의 희생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더 큰 아픔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서도 프랑스 소방관들과 경찰들이 불타는 성당 속으로 뛰어 들어가 단 한 점의 문화재라도 꺼내기 위한 노력과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그 문화재들을 신속하게 밖으로 옮기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며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 강원도와 프랑스라는 두 곳에서 생긴 화재에서 소방관분들이 보여주신 모습은 그 자체가 보살행이며 그 용기가 바로 중생구제의 발보리심이었다. 자신이라는 존재는 완전히 내려두고 화재를 제압하고 피해를 줄이겠다는 생각에 철저히 이타적인 행동으로 그곳에 있던 많은 분들을 구하신 것이다. 비록 화재에 의해 너무나 큰 아픔과 상처를 받았으나 이런 용감한 분들의 모습에 우리는 절망보다는 희망에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화재의 피해를 남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복구 후원금들이 속속 전해지는 모습을 보며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라는 생각과 마음으로 자신들의 힘을 보태는 모습에서 초월적인 인류애와 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궁극적인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일을 아픈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모든 일에 있어서 부주의와 방심을 내려놓을 것이며 항상 스스로를 점검하고 확인하여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개인이 아닌 우리에 의해 살아가고 모두가 힘을 나누어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보다 따스한 관심과 손길을 전해드려야 한다. 이는 우리를 위하는 일이며 나 자신을 위한 일인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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