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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원주 지역에서 발견된 쌍둥이 석조비로자나불상 

기자명 이숙희

춘천국박 소장 석조비로자나불 2구
원주 호저면·태장동 절터서 옮겨와

원주는 고려초 불교미술 전래에
중요한 위치인 교통상의 요충지
중국서 새 불교도상 유입 시기
쌍둥이 불상도 시대흐름서 등장

원주 호저면 절터 석조비로자나불상, 고려, 높이 250㎝.

국립춘천박물관에 소장된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절터에서 옮겨온 것이다. 1구는 일제강점기 때 원주 호저면 절터에서 발견되어 조선총독부박물관으로 옮겨졌다가 되돌아온 것이고, 또 다른 1구는 원주 태장동 영전사(令傳寺) 절터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석조비로자나불상 2구는 크기나 특징 등에서 거의 유사하다. 얼굴이 몸에 비해 작고 상체가 짧은 편이라 안정감이 있으나, 목이 짧고 어깨가 각이 져있어 약간 움츠린 듯한 모습이다. 얼굴은 통통한 편이나 코 부분의 훼손이 심하여 전체 인상을 알 수 없다.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의 법의를 입었는데, 물결 모양의 옷주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율동감 있게 흘러내려 두 다리를 덮고 있다. 특히 양쪽 팔목과 다리부분에 겹쳐진 옷주름 표현이 장식적이다. 가슴 위로 내의와 내의를 묶은 리본 모양의 띠 매듭이 보인다. 

두 다리 사이에는 부채꼴 모양의 옷자락이 모여져 있다. 다만 대좌의 세부표현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영전사지 비로자나불상은 호저면 절터의 비로자나불상에 비해 상대에 단판 연꽃잎이 조각되었고 중대석의 공양보살상과 기단석의 사자(獅子)가 저부조로 되어 있어 장식성이 약화되면서 단순화된 느낌이다.  
 

원주 태장동 영전사 절터 석조비로1 2 자나불상, 고려, 높이 250㎝.

원주역사박물관 야외 전시장에도 석조비로자나불좌상 2구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이 불상들은 원래 원주시 중앙동 절터에 있었던 것이나 일제강점기 때 남산 추월대로 옮겼다가 강원도 감영터로 이전한 후 2000년 11월 원주역사박물관이 개관되면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불상의 머리와 광배는 모두 잃어버렸으며 상 전체에 균열이 가있고 마멸이 심하여 세부표현을 알아보기 어렵다. 지금의 불상 머리는 새로 만들어 붙여 놓은 것이다. 

2구의 비로자나불상은 크기나 특징, 대좌의 형식 등이 거의 유사하여 같은 시기에 함께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좌 중대석의 공양보살상과 기단석 사자의 표현에서는 국립춘천박물관 소장의 비로자나불상과 거의 동일하다.  

원주지역에는 이런 쌍둥이 불상으로 비로자나불상 외에 항마촉지인을 한 고려시대의 철불좌상이 알려져 있다. 원주 지역에 고려 전기의 쌍둥이 불상이 다수 남아 있고 양식적으로도 공통성을 보이는 것은 이 지역과 관련된 특수성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원주지역은 예성강, 임진강, 한강유역을 연결하는 교통상의 요충지로 신라시대부터 5소경 중 하나인 북원경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원주 일대는 고려 초기에 불교미술 전래상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불교와 불교도상이 유입되고 조성되면서 불교가 융성하였던 곳이었다. 쌍둥이 불상형식은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87 / 2019년 5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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