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특이한 형식의 삼존불상, 강릉 한송사지 비로자나삼존불상
17. 특이한 형식의 삼존불상, 강릉 한송사지 비로자나삼존불상
  • 이숙희
  • 승인 2019.05.12 17:03
  • 호수 14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로자나 협시보살 추정 좌상 2구
화강암 아니라 백대리석 조성 특징

춘천 국박·오죽헌박물관 소장
부드러운 조형감·섬세한 조각 
대좌, 파손심해 세부식별 불가
다리로 사자좌·코끼리좌 확인
사진1.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 고려 초기, 높이 92.4㎝.

예부터 강원도 강릉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한송사(寒松寺)는 강릉시의 동쪽 남항진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 인근 경포대, 한송정과 함께 관동지방 여행에 빠지지 않을 만큼 경치가 뛰어난 곳이었다. 한송사의 창건과 연혁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바가 없고, 어느 때인가 완전히 폐사되었다고 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19세기 말에 해일이 일어나 모든 것을 휩쓸고 갔다’고 한다. 

이 한송사 절터에서 비로자나삼존불상의 협시보살로 보이는 보살좌상 2구와 대좌가 발견되어 주목된다. 특이하게도 재료가 일반적인 화강암이 아니라 강릉지역에서 많이 산출되는 백대리석이다. 때문에 부드러운 조형감과 섬세한 조각기법을 보여준다. 석조보살상 2구는 국립춘천박물관과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되어 있으며 각각 국보 제124호와 보물 제81호로 지정되어 있다.(사진 1)  본존불인 비로자나불상은 소재지를 알 수 없으나 대좌는 절터에 그대로 남아 있다. 대좌는 파손이 심해 세부표현을 알아볼 수 없지만, 다리와 발부분이 남아 있어 사자좌와 코끼리좌로 확인된다.(사진 2) 

사진 2. 사자와 코끼리 대좌, 71×105×72㎝. ‘강원의 위대한 문화유산’(국립춘천박물관, 2012)

국립춘천박물관 소장의 석조보살좌상은 머리 위에 높은 원통형의 관을 쓰고 뒷면에 두건과 같이 천이 늘어져 있어 이국적인 요소를 보여준다. 약간 살찐 턱과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어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이다. 몸에는 천의를 걸치고 있는데, 옷자락이 어깨 위를 감싸고 있다. 목은 짧은 편으로 2줄로 된 목걸이가 장식되었고 어깨 위로는 머리카락이 길게 내려와 있다. 두 손은 모두 둘째손가락만 곧게 편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오른손은 연꽃을 들고 있고 왼손은 다리 위에 놓여 있다.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에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현재 머리와 오른팔이 결실된 채 불신만 남아 있다. 등과 어깨 위에는 머리카락이 내려와 있으며, 가슴 위로는 목걸이와 조백(條帛)이 표현되었다. 두꺼운 천의가 양쪽 어깨를 감싸고 있다. 오른쪽 무릎 위에는 오른손 일부만 남아 있고 왼손에는 보주를 쥐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강릉대도호부 불우조’ 기록으로 볼 때 한송사 석조보살좌상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로 추정된다. 삼존불상의 경우, 주존불은 석가불 또는 비로자나불상을 모시게 된다. 특히 사자와 코끼리 위에 앉아 있는 문수와 보현보살상의 예는 통일신라 9세기경에 조성된 불국사와 법수사의 비로자나삼존불상이 있고, 당시 비로자나불상이 크게 유행하였다는 점에서 한송사도 비로자나불상을 본존으로 하는 삼존불상이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문수와 보현보살을 협시로 하는 비로자나삼존불상은 통일신라 후기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고려시대까지 그 전통이 이어졌다. 한송사지 석조비로자나삼존불상은 보기 드문 고려시대의 비로자나삼존불상으로 특이한 대좌형식을 보여주며 조각기법도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89 / 2019년 5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