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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대별’ 주인공 분양선사 어록 국내 첫 완역

  • 불서
  • 입력 2019.05.27 13:22
  • 호수 1490
  • 댓글 0

‘분양무덕선사어록’ / 영곡 스님 역주 / 민족사

‘분양무덕선사어록’
‘분양무덕선사어록’

분양 스님이 하루는 대중에게 “간밤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와서 술과 고기, 그리고 종이돈을 찾았다. 그러니 속가의 풍속대로 제사를 지내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술, 고기를 올리고 종이돈을 불살라 제사를 마친 뒤 음식을 나눠주자 모두 마다했다. 분양 스님이 혼자 음식과 술을 마시자, 대중들은 그를 스승으로 삼을 수 없다며 떠나고 자명 등 예닐곱만 남았다.

분양 스님은 다음날 법상에 올라 “수많은 잡귀신 떼를 한 상의 술·고기와 두 뭉치의 종이돈으로 모조리 쫓아 보냈다. ‘법화경’에 이르기를 ‘이 대중 속에는 가지와 잎이 없고 오로지 진짜 열매만 남아 있다’고 하였다”고 이르고는, 그대로 법좌에서 내려왔다.

분양무덕선사(947∼1024)는 중국 송대 초기 선승이다. 임제의 법맥을 이었고, 제자에 자명초원이 있다. 이 자명초원에게서 황룡혜남의 황룡파와 양기방회의 양기파가 탄생해 송대 선의 중심세력을 형성했다. 결국 분양무덕선사의 법을 이은 인물들에 의해 중국 선종의 5가7종이 형성된 것이다.

분양무덕선사는 중국 송나라 초기 임제종 선맥을 이은 대종장으로, 공안에 대하여 게송을 붙인 송고(頌古) 형식의 선 문헌을 저술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지은 ‘송고대별(頌古代別)’ 300칙은 설두중현의 ‘설두송고’ 보다 50년가량 앞선다. 그래서 분양의 ‘송고대별’ 300칙은 중국 송고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이 책 ‘분양무덕선사어록’은 그 분양무덕선사의 가르침을 우리말로 완전하게 번역한 첫 번째 책이다. 전3권으로 구성된 책의 상권은 상당법문과 소참법문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중권은 ‘송고대별’ 300칙이 수록되어 있으며, 특히 공안을 주제에 따라 18종류로 구분해 그 이름이 알려진 ‘분양십팔문’의 세세한 내용을 살필 수 있다. 마지막 하권은 선사가 직접 지은 게송과 가송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역주한 영곡 스님은 “옛적에 분양(汾陽)의 서하(西河)에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포악했던 사자 한 마리가 있었다. 그는 분양무덕선사다. 황금 갈기를 가진 이 사자는 문턱에 웅크리고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마다 모조리 죽였다. 그 사자를 잡고자 한다면 그 사자가 남긴 어록을 읽어봐야 한다. 그가 남긴 정보에서 물음과 답을 낱낱이 뜯어 살펴보아야만 할 것”이라며 수행자와 선 공부에 관심 있는 대중들의 일독을 권했다. 전3권 8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90호 / 2019년 5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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