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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로 되짚는 송광사 불교대중화·독립운동 노력

  • 문화
  • 입력 2019.05.27 18:42
  • 수정 2019.05.27 18:44
  • 호수 1491
  • 댓글 0

송광사박물관 ‘근현대 특별전’ 성황
12월29일까지 유물 등 150점 전시
송광사서 설립된 임제종 자료 비롯
불교창가 가사집 ‘가곡집’ 첫 공개

조계총림 송광사가 총림(叢林)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근현대자료 특별전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12월29일까지 관내 전시실에서 ‘조계총림 설립 50주년 기념-송광사 근현대자료 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에는 19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송광사 근현대 100년의 역사가 담긴 유물과 자료 150여점이 소개된다. 신라 말 혜린 스님이 창건한 송광사는 승보종찰로서 지눌 스님 등 고려 16국사를 비롯해 효봉, 구산 스님 등 수많은 선지식들을 배출했다. 조계종은 이곳을 1969년 선원과 강원, 율원 등을 갖춘 종합수행도량 총림으로 지정했다.

전시에는 ‘송광사의 근현대 역사’라는 테마에 따라 일제에 저항해 설립된 임제종(臨濟宗) 관련 자료 등 그동안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던 송광사 관련 근현대 유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임제종 관련 유물 가운데는 1910년 원종과 임제종에서 송광사로 보냈던 공문 필사본인 ‘간독(簡牘)’이 있다. 특별전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간독은 당시 언론에 소개됐던 기사가 아닌 공문 전문이 필사돼 있어,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공문은 송광사가 소장중인 태고보우 스님 이하 역대 고승들의 문집을 수집·조사한다는 내용으로 시작돼 1911년 공포한 ‘사찰령’ 초안이 담겼다.

공문들을 필사한 박상전(朴祥銓) 스님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박상전 스님은 1889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1905년 정용월(鄭龍月)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송광사 강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1914년 중앙학림에 입학했다. 1919년 3·1만세운동에 동참했다 투옥돼 옥고를 치렀다.

원종과 임제종에서 송광사로 보낸 공문 필사본 ‘간독’.
원종과 임제종에서 송광사로 보낸 공문 필사본 ‘간독’.

이와 함께 원종이 조선불교를 일본 조동종에 병합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임제종 종무원에서 송광사로 발송한 공문과 1911년 3월 송광사에서 작성된 송광사와 임제종 종무원간의 계약서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임제종이 원종과 대립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소송에 대비해 김학산·전재용·박한영·진진응·송종헌·한용운·김종래 스님이 필요한 비용과 대응책을 함께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920년대 송광사와 송광사 지방학림에서 불렀던 불교창가(佛敎唱歌) 가사집인 ‘가곡집’ 또한 처음 공개했다. ‘가곡집’에는 현대 찬불가의 효시가 되는 퇴경 권상로의 찬불가를 비롯해 송광사에서 독자적으로 작사한 ‘16국사호가’ ‘불조역대가’ ‘보조국사기신가’ 등이 수록됐다. 김태형 송광사박물관 학예사는 “가곡집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다수의 불교창가와 독립의 염원이 담긴 창가가 함께 실려 있어 송광사의 불교대중화 노력과 독립운동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20년대 불렸던 불교창가 가사집인 ‘가곡집’.
1920년대 불렸던 불교창가 가사집인 ‘가곡집’.

이밖에 1930년대 공연됐던 연극 ‘팔상극(八相劇)’과 ‘목련존자극(目連尊者劇)’의 대본을 비롯해 조계총림 설립 전후 송광사에 주석했던 석두, 효봉, 구산 스님 등의 유묵과 유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선대 스님들의 위법망구의 정신이야말로 오늘의 조계총림 송광사를 있게 한 등불”이라며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자료부족으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근현대불교사 연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91 / 2019년 6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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