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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부처님오신날

기자명 법장 스님

세계인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확인하는 날

1956년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
입멸 2500년 해 기준으로 정해 
원년(元年) 주년(週年) 차이로
태국과 미얀마와는 불기 1년 차 

올해 양력 5월12일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 ‘부처님오신날’이었다. 우리나라는 음력 4월8일이 부처님오신날로 제정되어 있어서 매년 날짜가 조금씩 바뀐다. 중국을 비롯해 음력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모두 같은 날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지만 일본은 현재 양력을 사용하기에 양력 4월8일 기념을 한다. 음력과 양력의 차이에 따라서 나라마다 부처님오신날의 날짜가 다르지만 모든 불교와 불교인들이 이 날을 특별하게 여기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깊이 생각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도 이렇게 부처님오신날에 차이가 있듯이 다른 불교국가인 태국이나 미얀마 등의 상좌부 불교에서는 웨삭(Vesak)이라고 하여 음력 4월15일에 부처님오신날과 성도일, 열반일을 한 번에 기념한다. 이는 부처님께서 인도의 음력으로 두 번째 달인 와이사카(Vaisakha)의 보름에 태어나시고 깨달으시고 열반하셨다는 설을 근거로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에서는 5월의 첫 보름날을 부처님오신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처럼 나라마다 날짜의 차이가 있으나 공식적으로 지정된 날짜도 별도로 있다. 1998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에서는 상좌부불교의 웨삭일을 양력 5월 중 보름날(음력 4월15일)로 정했으며 1999년 UN에서도 세계불교도대회의 기준에 따라 양력 5월 중 보름날을 웨삭일로 지정하였다. 즉 현재 말레이시아가 공식적인 날짜에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좌부불교를 중심으로 지정한 날짜이기에 반드시 그 날짜가 아니라고 해서 틀리거나 다른 것은 결코 아니다.

앞서 말했듯 부처님오신날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깊이 사유하고 부처님에 대한 귀의를 나타내는 날인 것이다.

이와 같이 부처님오신날에 나라별로 차이가 있듯이 부처님이 태어나신 탄생연도에 대해서도 불교학계에서는 여러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불교학자인 W.가이거(Geiger)가 스리랑카의 ‘도사(島史dipavaṃsa)’를 근거로 밝힌 남방계(기원전 563-483년)와 우이 하쿠쥬(宇井伯壽)에 의한 북방계(기원전 466~386년)의 기록이다. 그리고 스리랑카의 기원전 543년 설, 태국과 미얀마의 기원전 544년 설, ‘중성점기(衆聖點記)’라는 우팔리 존자가 1차 결집 후에 안거, 해제를 마칠 때마다 찍은 점을 근거로 하는 기원전 485년 설, 막스 뮬러(Max Müller)의 기원전 477년 설, 앞의 북방계를 수정한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의 기원전 463~383년 설 등이 있다. 이렇게 불교학자들이 다양한 근거로 부처님의 탄생연도를 주장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불교학계에서는 현재 나카무라 하지메의 기원전 383년을 유력한 학설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상태이며 앞으로 수 많은 연구와 조사 등에 의해서 바뀔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학설마다 주장하는 연도가 다르기에 불교인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어서 부처님 입멸 2500년이 되는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서는 태국과 미얀마의 기원전 544년 설을 기준으로 할 것을 결의했다. 즉 우리나라에서 사용 중인 불기도 이것을 기준으로 하기에 서기 2019년에 544년을 더하면 불기 2563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원전 544년의 계산에도 문제가 있어서 이 연도를 원년(元年)과 주년(週年)으로 보는 것에 따라 1년의 차이가 생겨서 현재 태국, 미얀마에서는 올해가 불기 2562년이 된다. 그러나 이는 연도를 헤아리는 것에 의한 차이이기에 현재는 기원전 544년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두고 연도에 대한 차이는 문제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부처님오신날과 그 출생연도에는 다양한 주장과 차이가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역사적인 해석과 연구를 위한 것이지 그것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불교의 근본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바른 삶에 대한 지혜를 밝혀주시고 탐진치의 삼독으로부터 제도해주시기 위해 깨달음을 펼치신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을 깊이 생각하고 부처님과 같은 마음과 행동으로 우리 주위를 밝혀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참다운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90호 / 2019년 5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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