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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성주 법수사지 석조비로자나삼존불상

기자명 이숙희

통일신라 후기 창건된 대규모 사찰
불상 머리·손·다리 없이 몸만 남아

파손 커도 조성시기 중요 불상
사자 위에 앉아 있는 문수보살
코끼리 탄 보현보살 협시로 한
삼존불상 매우 보기 드문 사례

사자좌, 74×117㎝.

법수사(法水寺) 석조비로자나삼존불상은 경상북도 성주군 수륜면 가야산에 있는 법수사 절터에서 발견된 것이다. 1965년 경북대학교박물관으로 옮겨져 지금은 박물관 앞에 전시되어 있다. 법수사의 창건시기에 대해서는 830년을 전후한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된 대규모의 사찰로 고려시대에도 법등이 이어져 오다가 17세기 전반에는 폐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법수사 절터는 997번 도로와 접해 있고 마을 내 경작지로 개간되었으나 삼층석탑과 대형의 연화대석, 와편 등이 남아 있다.  

법수사지 비로자나삼존불상은 파손상태가 매우 심한 편으로 본존불인 비로자나불상과 협시보살의 대좌인 사자좌(獅子座)와 코끼리좌[象座]만 단편으로 남아 있다. 통일신라시대 비로자나삼존불상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사자 위에 앉아 있는 문수보살(文殊菩薩)과 코끼리를 타고 있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을 협시로 한 삼존불상은 매우 보기 드문 예에 속한다. 

비로자나불상은 머리와 손, 다리 등이 대부분 결실된 채 불신만 남아 있다. 좁은 어깨에는 통견의 법의를 걸쳤으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평행으로 늘어진 옷주름이 형식적으로 표현되었다. 가슴 앞의 두 손은 파손되었으나 오른손을 가슴 위로 붙이고 있는 점으로 보아 지권인임이 확인된다. 

성주법수사지 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 후기, 높이 63㎝.

협시보살인 문수와 보현보살상의 대좌는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사자좌는 장방형의 대석 위에 놓여 있는데, 엎드리고 있는 자세로 몸체 일부와 두 발만 남아 있다. 사자의 등 위에는 연화문과 화문을 중심으로 세로선과 같은 문양이 표현된 깔개장식이 놓여 있다. 사자 뒷발의 발가락에는 발톱까지 표현되어 있고, 꼬리는 엉덩이에 착 달라붙어있듯이 묘사되었다. 코끼리좌도 마찬가지로 세 부분으로 분리되어 몸체만 남아 있는데, 앞발을 앞으로 내밀고 앉아 있는 자세이다. 길게 내려온 코와 목주름이 몇 개의 선으로만 표현되어 있을 뿐 다른 장식은 볼 수 없다. 전반적으로 육중하고 힘찬 느낌을 준다. 

비로자나불상을 중존으로 좌우에 문수와 보현보살이 배치된 삼존불의 형식은 인도에서는 오래된 예가 없으나 중국 당대 7세기 후반 이후에 크게 유행했던 형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유사’ 권3에 ‘705년 진여원(眞如院)을 개창하고 문수대성의 니상(泥像)을 만들어 봉안하였는데, 이 문수대성은 매일 새벽마다 36종의 형상으로 변하여 나타났다. 오대산 화장사(華藏寺)에서는 원상(圓像) 비로자나삼존불과 대장경을 봉안하고 오대사(五臺社)의 본사(本社)로 삼았다’는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비로자나삼존불의 형상에 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모습을 알기는 어렵다. 

통일신라 후기에 조성된 법수사지 비로자나삼존불상은 비록 그 형태가 온전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한 예이자 이른 시기의 예로서 중요한 불상이라 할 수 있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90호 / 2019년 5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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