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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대 이끈 대표 화가들 미완의 세계 소개

  • 문화
  • 입력 2019.05.29 14:01
  • 수정 2019.05.30 11:13
  • 호수 1491
  • 댓글 0

국립현대미술관, ‘절필시대’ 展
정종여 ‘의곡사 괘불’ 등 소개
윤범모 관장 “근대작가 재조명”

‘절필시대’ 임군홍의 풍경화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정종여 작가의 ‘진주 의곡사 괘불’ 등 격동의 시대 의미 있는 활동을 보여준 근대미술 대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5월30일부터 9월15일까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 절필시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는 일제강점기, 해방기, 한국전쟁, 전후 복구기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에 의미 있는 작품 활동을 보여준 6명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주인공은 1930년대 활동한 채색화가 정찬영(1906~1988)·백윤문(1906-1979), 1940년대 활동한 월북화가 정종여(1914~1984)·임군홍(1912~1979), 1950년대 한국 현대미술 개척자 이규상(1918~1967)·정규(1923-1971).

전시명 ‘절필시대’는 당시 많은 화가들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절필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미완의 예술 세계를 주목한다는 의미다. 정찬영 작가는 여성 화가에 대한 편견, 백윤문 작가는 채색화에 대한 오해, 정종여·임군홍 작가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 이규상·정규 작가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그들의 작품 활동은 미완의 세계로 그쳤다.

전시는 ‘근대화단의 신세대’ ‘해방 공간의 순례자’ ‘현대미술의 개척자’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근대화단의 신세대’는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채색화조화와 채색인물화로 두각을 나타낸 신세대 화가 정찬영과 백윤문을 소개한다. 정찬영과 백윤문은 각각 이영일과 김은호의 제자로 ‘근대화단의 신세대’로 등장했으나 해방 후 채색화에 대한 편견이 강해지면서 화단에서 잊혀졌다.

정종여 作 ‘의곡사 괘불도’, 면에 채색, 652×355cm, 1938년, 진주 의곡사 소장.

2부 ‘해방 공간의 순례자’에서는 월북화가 정종여와 임군홍을 소개한다. 이들은 해방 후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월북 이후 남한의 미술사 연구에서 제외됐다. 특히 이 자리에는 정종여 작가의 ‘진주 의곡사 괘불’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의례에 사용되는 불화는 일반적으로 화승이 제작하는데 일반화가가 의식용 괘불을 그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종여 작가는 전통적인 불화 양식을 따르지 않고 동양화풍의 맑은 채색화법으로 괘불을 완성했다. 굵기의 변화가 크고 리듬감이 넘치는 필선, 인간미가 넘치는 부처의 얼굴 표현 등 전통 불화의 법식에서 벗어나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선택을 했다. 나발의 윤곽선을 없애 부드럽게 처리한 점, 바탕색을 번지듯이 처리한 점 등은 일본의 채색화법이다. 괘불은 그의 나이 25세 때 그린 작품이다.

3부 ‘현대미술의 개척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개척자라 불리는 이규상과 정규를 소개한다. 이들은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 등에 참여하며 해방 후 현대미술 화단 선두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이규상 50세, 정규 49세 등 이른 나이에 타계해 작품이 적어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

윤범모 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미술사에서 저평가된 근대기 작가를 발굴·재조명함으로써 한국미술의 두터운 토양을 복원하고자 마련된 첫 번째 전시“라며 ”근대미술 연구와 전시로 특화된 덕수궁관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한국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9월7일 전시 연계행사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형학’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91 / 2019년 6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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