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 타밀불교 가락국 전래 가능성 높아”
“남인도 타밀불교 가락국 전래 가능성 높아”
  • 주영미
  • 승인 2019.05.30 10:38
  • 호수 14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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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가야불교학술대회서
이거룡 한국인도학회장 주장
5월25일 김해 가야대 국제회의실
‘가야불교 전래과정과 인도’ 주제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 비롯해
가야문화진흥원·인도학회 공동주최

“가락국 허황옥의 출자는 북인도가 아니라 남인도 타밀왕국일 가능성이 크다. 고대 남인도 타밀왕국과 차마고도의 인도 출발지점인 북인도 아쌈의 불교와 문화가 상당한 유사점을 지닌다는 사실이 이 경로를 증명한다.”

‘삼국유사’에서 가야불교의 시원이 되는 김해 가락국의 초대여왕 허황옥의 인도 출발 지점이 북인도가 아닌 남인도 타밀왕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요디야는 가상의 도시이며 전 코살라국의 수도 사께따와 동일지역”이라며 가락국을 신화로만 해석하는 기존 학계의 견해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외에서 발표된 논문과 구법승의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때 아요디야는 실존 지역”이라는 주장이다.

가야문화진흥원(이사장 송산 스님)과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소장 장재진) 그리고 한국인도학회(회장 이거룡)는 5월25일 경남 김해 가야대 대강당 2층 국제회의실에서 ‘가야문화의 원형탐색과 콘텐츠화 4’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와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이 주관하고 김해시, 향기로운 문화동행, 세진 엔지니어링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가야불교의 전래과정과 인도’라는 부제 아래 인도에서 가락국까지 불교 전래의 가능성을 밝히는 다양한 주장이 이어졌다.

특히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거룡 인도학회장은 ‘허황옥 루트 재검토–타밀불교의 가야전래 가능성을 중심으로’을 주재로 한 발표에서 남인도의 타밀불교가 허황옥과 함께 가락국에 전래 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원 전후 고대 남인도 타밀왕국과 북인도 아쌈 및 중국 사천성 보주의 불교와 문화의 유사성을 비교한 이 회장은 “인도에서 보주까지 이어지는 차마고도의 인도 기점은 북인도 아쌈이며 고대 아쌈과 남인도 타밀은 문화적 유사성이 많다”며 “아쌈 유일의 하야그리바 마드하브 사원의 주신은 남인도 타밀에서 널리 숭배되어온 신으로 불교와 관련된 여러 전승을 지니고 있기에 고대 아쌈과 타밀의 직접적인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제시했다. 또 "두 도시의 축제나 생활문화에서 상당한 유사성이 발견되는 등 타밀불교는 당시 인도 동부 해로를 통해 북인도 아쌈으로 전파되었고 다시 차마고도를 통해 중국 사천에 닿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차마고도를 오간 상인집단 등에 의한 민간 차원에서의 불교 전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양 도시에는 이미 기원전 시기부터 불교가 성행했으며 허황옥 일행이 이 루트를 따라 가락국으로 이동했다면 이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가락국에 불교가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김병모 인류학자가 제기했던 ‘북인도 아요디야-보주가락국으로 요약되는 허황옥루트’의 근거로 ‘쌍어문’이 언급되는 점에 대해서 “아요디야의 쌍어문이 보주 쌍어문의 원형이 될 수 없으며 김수로왕릉의 쌍어문과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김수로왕릉 쌍어문의 역사는 200여 년 전에 불과하며 북인도 아요디야의 쌍어문도 그 역사가 길어야 300년이다. 또 쌍어문의 형태도 김수로왕릉의 경우 가운데 탑을 두고 양쪽 물고기가 탑을 보호하는 모습이지만 북인도 아요디야의 쌍어문은 페르시아 니쌰부르에서 유래된 가능성이 높을 뿐 김수로왕릉과는 다른 형태임을 밝혔다.

이어 황정일 동국대 교수는 ‘가야불교 전래지 아유타에 관한 비판적 고찰–사께따와의 관련성 문제를 중심으로’를 통해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를 비롯해 아요디야를 신화의 도시로 단정하는 국내·외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가락국 허왕후의 고향 아요디야의 실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아요디야, 다시 말해 아유타의 정체성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제한 황 교수는 “아유타라는 지명은 발미키가 편찬한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나오는 가상의 도시이며 5세기 스칸다 굽타가 자신의 거주지를 사께따로 옮기고 그곳을 ‘라마야나’에 등장하는 성도(成都) 아유타로 개명했다고 보는 학설이 많지만 최근 쿠날(K. Kunal) 박사의 연구를 통해 이는 산스크리트어에 능통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황교수는 "아유타는 사께따와는 다른 지역으로 굽타 이전 문학에도 묘사되고 있다"며 “리즈 데이비드 박사는 사께따와 아유타 모두를 '붓다 재세시부터 존재한 사라유 강변 코살라국의 도시’로 보며  다만  붓다 재세시 아유타는 별로 중요한 도시는 아니었지만 두 지역이 비교적 가까워 당시 작가들이 구분없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황 교수는 “7세기 현장 스님이 구법을 목적으로 하는 구법승임을 감안한다면, 스님이 '대당서역기'에서 아유타에 대해서는 ‘세친과 무착의 행적, 유식학과 깊은 관계가 있는 곳’이라고 서술한 반면, 사께따와 동일한 지역으로 추정되는 비색가에 대해서는 ‘소승의 부파인 정량부의 사상을 배우는 곳이며 소승 논서가 저술된 곳’이라고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유타와는 서로 다른 지역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인도의 저명한 철학자들도 참석해 한국과 인도 간 국제 학술교류의 가치를 더했다. 인도 델리대 철학과 학과장을 역임한 바트 인도철학회 의장, 전 마드라스대 철학과 학과장을 지낸 빠니르셀밤 인도철학위원회 사무총장이 각각 기조발제와 제1 발표를 맡아 기원전·후 인도와 한국의 종교 및 문화교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도 황순일 동국대 교수가 ‘푸난과 말레이 반도 – 남방 해양 실크로드와 불교의 전래 가능성’을 발표하며 인도와 한반도를 잇는 해양 루트 중에서도 중간 지점의 실존성에 주목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각 발표에 두 명의 논평이 진행된 점도 주목받았다. 이지은 한국외대 교수, 동국대 현암 스님, 최경아 동국대 교수, 통도사 승가대학장 인해 스님, 강형철 동국대 교수, 이병진 동명대 교수, 장재진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장, 우명주 동명대 교수가 각각 논평자로 나섰다. 이밖에도 통역은 김소영 동명대 교수와 논평자로도 참여한 이병진 교수가 담당했다. 최유진 경남대 교수, 석길암 동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학술발표가 이어졌으며 개막식 사회를 맡은 장재진 소장이 종합토론도 진행, 마무리하며 차기 학술대회를 기약했다.

장 교수는 “가야불교 학술대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분의 관심 속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 드린다”며 “오랜 연구를 이어온 학자분들과 함께 지속적인 탐색과 탄탄한 고증 그리고 국내외 다양한 소통을 바탕으로 가야불교의 역사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야문화진흥원 이사장 송산 스님도 “가야문화와 가야불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 시기에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가 무관심해 왔던 가야국의 역사와 가야불교를 새롭게 복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 개막식에서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이 치사를 전했다. 스님은 개막식뿐만 아니라 대회 끝까지 시종일관 자리를 지키며 가야불교에 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정홍섭 동명대 총장, 김양식 인도박물관장, 안상근 가야대 부총장이 각각 축사와 격려사, 환영사를 통해 가야불교를 통한 가야사 재조명을 꾸준히 전개해 온 가야불교 학술대회를 격려했다.


김해=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91 / 2019년 6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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