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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중첩으로 비어있음의 의미 전하다

  • 문화
  • 입력 2019.06.10 13:21
  • 수정 2019.06.10 13:22
  • 호수 1493
  • 댓글 0

해운대아트센터 정광화 초대전
6월8~24일 ‘반야심경’ 등 소개
간결하지만 율동적 조형미 특색

비어있음의 미학을 주제로 활동 중인 정광화 작가가 부산 해운대아트센터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6월18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반야심경’ ‘발사홍서원’ ‘관음보살도’ 등 경전과 불보살 관련 작품을 비롯해 ‘사군자’ ‘홍매’ ‘세한도’ ‘안중근 장부가’ 등 한자를 응용해 작업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마치 상감기법이나 목칠공예의 덧칠을 보는 듯, 미리 계산된 이미지를 중첩해 흘리면서 다층적으로 집적해 작업한다.

‘반야심경 I’, 112.1×162.1cm, 아크릴 혼합물질, 2018년.

작품의 주요 소재는 ‘한자(漢字)’다. 초기 인류의 자연에 대한 공동적인 태도는 개념의 추상화였다. 인간은 가시적 자연형상을 단순화하거나 기호화해 상형문자를 창조했다. 자연이나 사물의 형상에서 유추한 상형문자는 모두 대상에 대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대상이 지닌 형태나 색, 움직임, 구조 등의 객관적 개념을 조합해 비가시적인 추상적 의미까지도 표출해 냈다.

상형문자는 인간의 사회적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의사소통과 정보교환, 상호교류와 이해, 그리고 지식의 축적과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수단으로 체계화되면서 다른 영장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명세계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다. 인류사에는 수많은 상형문자가 존재했고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게 한자다.

한자는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다섯 가지 서체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정광화 작가가 관심을 갖고 작품에 활용하는 건 초서다. 초서는 간결하고 연속적인 움직임과 생동감으로 그의 감정과 개성을 잘 드러낸다. 이 같은 초서를 그는 덧칠한 듯 반복된 작업으로 그만의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관음보살도’, 112.1×162.1cm, 아크릴 혼합물질, 2019년.

정광화 작가는 “초서는 아는 사람에게 문자로서의 의미와 내용 전달의 감흥을 줄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문자적인 실용성을 넘어 조형 예술적 감정이입이 가능한 매력 있는 매체”라며 “초서의 간결하면서 율동적인 조형미로 표현하고 싶은 세계는 인류문화의 역사적 궤적과 초월의 정신세계, 그리고 자연 생태계를 포함한 인간 활동의 총체적인 흔적이 감지되는 시공을 넘나드는 우주적 세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광화 작가는 중앙대 회화과와 부산대 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80년 부산 원화랑 전시회 등 7차례의 개인전과 3차례 2인전을 비롯해 매년 수많은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부산시 조형물 심의위원, 부산미술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93 / 2019년 6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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