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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오방불 형식 대구 동화사 비로암 금동사리함 비로자나불좌상

기자명 이숙희

금동사리함 표면에 불상 새겨 장엄
사리장엄 장식문양의 독특한 형식

비로암 삼층석탑 탑신서 발견
도굴로 인해서 4매로 분리돼
본존불은 3단 대좌 위에 좌상
협시보살은 연화대좌 위 입상

동화사사리함비로자나불상, 863년경, 12.9×14.2㎝.

대구시 동구 동화사(桐華寺) 비로암 삼층석탑의 초층탑신에서 발견된 금동사리함은 현재 4매의 금동판으로 분리된 채 전해지고 있다. 1966년 가을 불국사 석가탑 도굴사건 직후 전국 각지의 석탑에서 도굴된 유물들을 국립박물관으로 압수하였을 때 이 금동판 4매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로암 삼층석탑에서 함께 나온 납석제 사리호(舍利壺)에는 ‘863년 9월 신라 민애대왕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사촌형제인 전지대덕 심지(心智)가 탑을 세웠다’는 내용이 있는데, 금동사리함도 이때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화사 비로암 석탑의 금동사리함은 도굴로 인해 4매로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매납 당시의 원형을 확실히 알 수 없다. 4매의 금동판은 가장자리에 4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작은 못으로 서로 연결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래 방형의 상자로 한쪽 면만 도금을 하고 그 위에 선각으로 삼존불상을 새겼다. 본존불은 3단의 대좌 위에 앉아 있는 좌상이고 협시보살은 연화대좌 위에 서있는 입상으로 표현한 것이 공통적이다. 금동판 각 면에는 본존불의 손모양이 각기 다른 비로자나불상을 북면으로 설정하고 동면 아촉불상, 남면 보생불, 서면 아미타불상을 각각 본존으로 하는 삼존불상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사방불의 배치는 밀교의 금강계 5불 형식을 따른 것이나 중앙의 비로자나불상이 북면에 등장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도면.

그중 지권인상을 본존으로 하는 비로자나삼존불상은 상체에 비해 다리가 왜소하게 표현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상반신이 크고 길어 보인다. 머리 위에는 당초문이 장식된 높은 보관이 있으며, 그 밑으로 앞머리가 내려와 있다. 양쪽 귀에서는 보관의 관대 장식이 길게 뻗어 나와 있다. 보관을 쓰고 있는 여래형의 비로자나불상으로 우리나라 불상에서는 보기 드문 예로 주목된다. 둥근 얼굴에는 가늘고 긴 눈과 작은 코, 도톰한 입술이 표현되어 있다. 몸에는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의 법의를 입었는데, 옷자락이 일정한 간격으로 흘러내리면서 무릎을 덮고 있다. 양쪽 어깨 위에는 특이하게 작은 돌기가 표현되어 있다. 

대좌는 3단으로 구성된 연화대좌로 상대는 연화문이 이중으로 화려하게 표현되었고 중대에는 연화문 끝에 귀꽃 모양의 장식이 있다. 협시보살은 두 손을 합장한 채 배를 약간 내밀고 본존을 향해 비스듬히 서있는 자세로 거의 같은 모습이다. 두 팔 아래로 천의자락이 길게 내려와 있고 두 다리 위에는 U자형의 옷주름이 형식적으로 늘어져 있다. 두 보살상은 비로자나불상의 협시인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상으로 보인다.

금동사리함의 표면에 불상을 새겨 장엄화한 경우는 인도나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많은 예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동화사 비로암 금동사리함이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자 유일한 예이다. 그만큼 불상을 사리장엄의 장식문양으로 표현한 독특한 형식의 금동사리함으로 자료적 가치가 높은 것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492호 / 2019년 6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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