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기총 대표 잇따른 막말에 종교 화합 파국 위기

  • 교계
  • 입력 2019.06.17 10:16
  • 수정 2019.06.17 15:16
  • 호수 1493
  • 댓글 3

전광훈 목사 타종교 무차별 비난
“종지협 참여 부적합” 여론 확산
개신교서도 “한기총, 대표성 없다”
종지협 이사 인준 진행도 불투명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이 종교화합과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잇따른 언행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이 개신교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의장 김희중 대주교, 이하 종지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대 종교계 대표자들의 모임인 종지협에서 한기총이 개신교 측 대표단체로 활동할 만한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종교간 화합을 깨는 발언들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한기총이 종지협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종지협의 설립 목적인 종교간 화합‧평화에 명백히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지협에 참여하고 있는 이웃종교계에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1989년 창립된 한기총은 79개 개신교계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 개신교 교단은 모두 374곳으로 전체 21% 정도가 한기총 소속(JTBC뉴스 6월11일 보도)이다. 개신교계 언론 뉴스엔조이도 “(2019년 1월 기준)한기총에는 77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행정 및 가입 보류된 교단을 제외하면 63개로 줄어든다”며 “한기총은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기총이 개신교계를 대표해 종지협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이유다. 

종지협은 우리나라 7대 종교(불교, 가톨릭, 개신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민족종교) 대표들의 모임이다. 1997년 발족한 종지협은 “생명경시풍조, 물질만능사상, 종교 간의 갈등에 대하여 종교계가 뜻을 모아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 나감으로써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달성하고 21세기 새 시대의 번영을 이룩할 기반을 구축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각 종교계 대표들은 상호이해를 위한 교류와 종교연합행사 등을 진행하며 7대 종교지도자 모임으로서 위상을 이어왔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의 모델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 1월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을 전후해 전광훈 목사의 언행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면서 종지협의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특히 한기총 대표 선출 이후, 종지협 행사에 일체 동참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종지협 주관으로 각 종교 대표자들이 동참한 한 네팔성지순례에 불참했으며, 이웃종교계의 대표자들이 관례적으로 참석하던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에도 불참했다. 지난 5월12일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는 한기총을 제외한 6대 종교지도자들만 참석했다. 이와 관련 개신교계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우상을 숭배하는 다른 종교인들과 연합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불교 측 관계자는 “최근 전 목사의 행보가 종교인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없으며 개신교 내에서도 한기총의 교세가 많이 약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지협 역시 단체 위상과 상징적 입지를 고려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 대표로 종지협에 참여하고 있는 조계종은 ‘자칫 종교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공식입장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합장거부’와 관련해 비판성명을 발표한 조계종을 겨냥해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 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무례한 발언을 했던 전광훈 목사를 향한 시선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불교계 인사는 “전광훈 목사가 정치적으로 의도한 바가 명확하고 이웃종교에 대한 무례함이 도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며 “한기총으로 인한 종교간 갈등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조계종 등 종지협 소속 종교계가 지혜를 모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지협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기총 대표로 선출된 전광훈 목사는 아직 종지협 이사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종지협은 매년 1회 정기이사회와 총회를 개최해 왔지만 각 종교계 대표자가 변경될 경우 임시이사회 등을 통해 이를 인준하는 게 관례였다. 

종지협 이사 인준이 늦어지는 것은 최근 전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개신교계 내부에서조차 비판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 목사에 대한 이사 인준 여부는 자칫 종지협의 위상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지협으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 목사의 이사 인준여부를 두고 종지협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종지협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93호 / 2019년 6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