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세계화 필요한가
한국불교 세계화 필요한가
  • 이재형 국장
  • 승인 2019.06.17 11:24
  • 호수 1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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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8기 국제교류위원 위촉
외국인 스님 처음 포함돼 눈길
새로운 한국불교 세계화 기대

조계종이 최근 제8기 국제교류위원회 위원을 새로 위촉했다. 이번에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스님들이 국제교류위원에 처음 포함됐다는 점이다. 국내에 200여만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의적절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국제교류위원으로 선정된 서울 네팔 법당 주지 쿤상 스님과 아산 마하위하라센터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스님들이다. 앞으로 국내에 활동하는 외국인 불자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보다 긴밀히 이뤄질 수 있기에 새로운 차원의 한국불교 세계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불교계에서 ‘세계화’는 오랜 숙원이자 당면 과제였다. 한국불교를 처음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은 1960년대에 일부 스님들의 개인 원력에서 비롯됐다. 숭산 스님과 삼우 스님 등 몇몇 선지식들은 간화선을 매개로 서구에 한국불교를 전하는 선구적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불교 세계화가 불교계의 전반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김영삼 정부 이후 경제·문화를 중심으로 급속히 진행된 세계화 흐름이 불교계에도 큰 자극을 주면서부터다. 1998년 한국불교 세계화의 원력을 세운 이들을 중심으로 국제포교사회가 창립됐고, 2000년에는 국가간 종교교류 및 종교문제 현안을 자문·논의하는 조계종 국제교류위원회가 발족됐다.

2003년 법장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에 취임하면서 한국불교 세계화는 본격화됐다. 법장 스님은 2004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설립을 시작으로 제도적, 조직적, 이론적 체계화에 착수했으며 지관 스님, 자승 스님을 거치면서 국제교류, 국제포교, 해외 불교관련 민원 지원, 외국인 불자 교육 등 다방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2012년 한글 및 영역본 각 13권씩 총 26권으로 발간한 한국전통사상총서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승들 문집 90여권에서 발췌한 내용을 주제별로 총망라한 것으로 한국의 정신사상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름다운동행이 2016년 9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세운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도 그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농업 전문 인재를 적극 육성한다는 점에서 한국불교 세계화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노력으로 한국불교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으며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를 비롯한 30여개 나라에 160여개 한국계 사찰이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실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가 원효, 의상, 의천, 지눌, 서산, 경허, 용성, 석전, 만해 등 동아시아의 걸출한 ‘스타’들을 다수 배출했지만 세계 불교계에서 한국불교는 늘 아웃사이더였다. 세계 석학이라는 이들의 불교사 서술에서 한국불교가 제외되거나 중국이나 일본 불교의 아류로 서술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런 경향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한국불교의 세계화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우리 불교계는 세계화를 지향하면서 전통불교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승가의 자질과 역량을 크게 높인 것도 성과다.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는 한 논문에서 “불교의 세계화는 단순히 한국불교의 전파 차원이 아니라 전 세계 불자들의 공조와 파트너십으로 성취돼야 할 이 시대 대승보살들의 대작불사”라고 역설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다문화 되면서 한국불교 세계화도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서있다. 한국불교 내부의 모순과 부실을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메울 수는 없다. 불교가 우리 사회에서 신뢰받고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때 비로소 세계화 구호도 허망하지 않다.
 

이재형 국장

향후 세계화 논의에서 간과돼선 안 될 것은 한국불교 세계화의 당위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더불어 이미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이주민들에 다가서는 노력도 한국불교가 직면한 세계화의 당면 과제다.

mitra@beopbo.com

 

[1493호 / 2019년 6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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