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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연대 김영란·옥복연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

  • 기자칼럼
  • 입력 2019.06.20 18:09
  • 수정 2019.08.12 18:33
  • 호수 1494
  • 댓글 12

‘…불교계 성범죄 의혹을 지적하고 피해자 관련 보도에 신중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 대해 언론사 노조가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들을 사퇴하라고 종용하는 것 역시 언론사로서의 기본 태도를 망각한 일이다.…특히 붓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할 의무가 있는 교계 신문은 교계 권력자를 옹호하는 방패가 아니라 소외받고 고통 받는 약자의 편에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퇴하라는 요구가 아팠나 보다. 김영란, 옥복연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신문사 대표와 담당 기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었다. 그런데 검찰은 ‘증거도 없고 혐의도 없다’며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이들은 ‘성평등불교연대’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들’이라 칭했다.

법보신문 노동조합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김영란·옥복연 두 대표에게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제안했다. 바로 이런 사태가 벌어질까봐 사퇴하라고 한 것이다. 개인이 책임져야 할 일을 회피하고 단체의 이름 뒤에, 단체의 대표라는 명패 뒤에 몸을 숨기는 이들의 행태가 또 다시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 우려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맞아떨어졌다.

이들이 단체의 이름을 내세운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름만 내세운 것이 아니다. 불교시민단체들의 이름과 동의를 모아 만든 ‘성평등불교연대’라는 연대체를 마치 개별 단체들 위에 군림하는 상위단체인양 내세우고 휘둘렀다. 그 이름 아래 모였던 단체들이 피해를 봤고, 오해를 샀고, 그래서 문제를 지적하다 ‘짤리’거나 ‘탈퇴’했다. 그런가하면 선학원 법진 이사장의 유죄 판결에는 시종일관 침묵하고 있다. 며칠 전 열린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심리에서 판사가 “이사장이 성추행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종교단체 이사장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오점이 있는 이사장이 선학원의 불가피한 선택인가?”라고 일갈한 상황이 무색할 지경이다. 법진 이사장의 성추행 문제는 당초 연대가 결성된 이유와 목적이었음에도 김영란씨는 “때를 놓쳤다”는 등 옹색한 변명으로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벌인 문제의 뒷수습만 연대에, 연대에 이름을 올린 단체들에 떠넘기는 꼴이다.

‘단체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변명할 수 있다. 이건 동의한 단체들 모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다. 단체들의 동의를 얻어, 그들의 지지를 얻어 고발이라는 엄중한 법적행위를 진행했다면 더구나 그 당사자는 책임져야 한다. 일을 벌였고 결과가 잘못됐음에도 단체라는 이름 뒤에 숨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그릇된 행태이다. 무책임한 비판만 해댈 뿐 정작 ‘책임 회피’라는 몹쓸 버릇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성명을 ‘성평등불교연대’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는 것에서부터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동대표 김영란, 옥복연씨의 속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들은 ‘법보신문의 보도행태가 부적절할 수는 있지만 형사처벌을 할 대상이 되는 위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불기소처분의 이유인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검찰의 ‘불기소이유서’ 어디에서도 그 대목을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왜곡을 적시한 것 또한 김영란, 옥복연씨의 명백한 ‘허위사실유포’다. 하지만 불교계는 시도 때도 없이 “늑대야~”를 부르짖는 양치기들의 말에 귀 기울일 만큼 어리석지 않다. 성명서의 파급력이 왜소했고 무엇보다 이런 꼬투리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연대라는 이름, 공동대표라는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이들의 이름과 직함도 더없이 초라해졌다.

남수연 기자
남수연 기자

이들이 불교와 불교계를 안중에 두지 않고 내달릴수록 불교계의 성평등은 더 요원하다. 자신들이 책임져야할 잘못을 더 이상 연대에게 떠넘기지 말 것이며, 여러 단체들의 발목을 옭아매서도 안 된다. 진정 시민단체와 불교를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이제라도 사퇴해라. 그게 답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494 / 2019년 6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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