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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부처님의 눈과 마음으로 본 세상

  • 불서
  • 입력 2019.06.24 13:36
  • 수정 2019.06.24 13:42
  • 호수 1494
  • 댓글 0

‘아픈 데 마음 간다는 그 말, - 윤구병이 곱씹은 불교’ / 윤구병 지음 / 호미

‘아픈 데 마음 간다는 그 말, - 윤구병이 곱씹은 불교’

“석가는 ‘이 세상에 나 아닌 것이 없구나’ 하고 깨우침으로써, 부처를 이루는 것이 ‘지금’ ‘여기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긴 역사적 과정을 거친 끝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이 세상에 나 아닌 것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부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이를 부처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철학하는 농부 윤구병이 철학적 시각으로 부처님을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한 부처님의 눈과 마음으로 다시 세상을 바라보면서 문제를 짚고 그 답을 찾아 29편의 이야기로 엮었다. 오래전 ‘해인’지와 최근 ‘불광’지에 쓴 글들이다.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도 새롭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야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철학적으로 곱씹어 쏟아내는 한마디 한마디는 해학이 넘치면서도 세상에 대한 혜안과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가득하다. 중생을 향한 보살의 마음처럼, 저자가 바라본 세상은 “아픈 데 마음이 갈 수밖에”없게 하고, 그의 시선을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독자 또한 지금 각자가 앉은 자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부처님의 무소유 사상은 궁극적으로 무계급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부처님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불국토는 탐욕에 바탕을 둔 억압과 착취가 없어지는 계급 없는 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
“석가에게는 중생 구제에 대한 타는 목마름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보리수 아래서 커다란 깨우침을 얻었지만, 그 깨우침은 시작일 뿐이었다. 당신의 몸과 마음을 어지럽히는 자질구레한 욕구는 쉽사리 잠재울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대신에 그런 욕구와는 견줄 수 없는 엄청난 새 욕구가 생겼다.”

저자는 ‘유마의 방에서 벌어진 일’에서는 “유마힐이 석가와 한 스승 밑에서 배운 도반으로서 가르침을 베푸는 몫을 달리 맡았다는 설도 있다”며 석가는 부드럽게, 유마는 날카롭게 찌르듯이 제자를 교화했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묘사하고, ‘남전의 고양이와 조주의 개’에서는 그 장면을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인 듯 실감나면서도 절묘하게 풀어낸다.  

그래서 세상을 자비심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오게 하는 저자의 글은 부처님 가르침을 새롭게 이해하고 불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고민하게 한다. 1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94호 / 2019년 6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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