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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

기자명 도연 스님

생각이 과거와 미래로 가있다면
지금이 주는  풍요로운 가치 잃어
의식 현재 두고 살피는 것이 중요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 살아 숨 쉬면서 삶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땐 회상을 하고, 미래를 경험해보고 싶으면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거와 미래로 간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예전의 기억을 재생하거나 미래의 장면을 추측할 뿐이죠. 

잠시 눈을 깜빡이는 찰나, 현재는 이미 과거가 되었습니다. 조금 전에 본 그것, 했던 생각, 들렸던 소리는 이미 지난 일입니다. ‘그게 뭐였더라?’하며 자꾸 뒤로 가다 보면 현재를 놓치게 됩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질 때 불안감이나 답답함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더욱 기억해내려고 안간힘을 쓰죠. 

지금 이 순간에 중요한 가치들이 있습니다. 심장이 뛰고 있습니다. 숨이 들어왔다 머무르곤 나갑니다.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고 감정과 느낌도 일어납니다. 이러한 반응들은 현재 나의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일어납니다. 그것들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이것은 곧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고 불필요한 잡념은 자연히 사라집니다. 만일 생각이 과거와 미래로 가있다면 지금이 주는 풍요로운 가치들을 잃게 됩니다. 

과거에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밝은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좋습니다. 의식을 현재에 두고 하늘을 보고 자연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자신의 모습과 상태를 부정한 채 좋았던 기억에 오래 머무르거나 바라는 모습만 기대한다면 그 간극으로 인한 고통이 돌아옵니다. 

현재에 깨어있고 집중하기 위해서는 포기하는 법을 알고 절제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무엇을 포기해야 하느냐? 착각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포기입니다. 그릇된 나를 고집하지 말고 내려놓으라는 것입니다. 살아가다 보니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존재해온 내 본질을 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했던 말들과 생각들에 의해 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릇된 욕망과 이기심, 성냄과 불안으로 똘똘 뭉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누군가와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았어도 그 선택은 결국 자신이 한 것입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참 모습, 본래면목은 사라지고 거짓된 자아가 형성된 것이죠. 지금 바로 여기에 깨어있는 현존의 상태를 통해 그릇된 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알고 나라는 존재 자체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도연 스님

절제하는 것은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지는 마음을 단속하는 것이며 이것저것 하고자 하는 욕심을 거두는 것입니다. 현재 나의 몸과 마음, 하고 있는 일과 생각에 대한 집중을 여일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곧 현존(現存)입니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죠. 따라서, 다른 잡스러운 생각과 망상들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저절로 소멸케 하는 것입니다. 튀어 오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죠. 핸드폰을 보며 만지작거리거나 먼 산을 쳐다보며 멍해 있는 경우도 있고요.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다 보면 지금을 놓치게 됩니다. 이러한 마음들과 욕구를 알아차리면 됩니다. 조절이 잘 안되면 무조건 참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495호 / 2019년 7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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