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사찰에서의 여름휴가
26. 사찰에서의 여름휴가
  • 법장 스님
  • 승인 2019.07.16 10:38
  • 호수 149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 템플스테이로 몸과 마음 때 씻어내길

체험형과 휴식형 선택가능
체험형은 불교적 수행체험
휴식형은 온전히 내려놓기
지친 내 몸에 휴식형 선물 

잠시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어느새 한여름의 더위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일찍이 방학을 해서 각자 준비하고 계획한 여행이나 학업 등 다양한 일들을 하며 즐겁게 휴일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직장인을 비롯해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곧 다가올 여름휴가에 들뜬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여름휴가가 되면 외국으로 나가는 인파로 공항이 인산인해가 되었었다. 최근에도 그런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예년만큼의 혼잡은 아닌 듯하다. 경제적 문제도 있겠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 살다가 휴가 때 잠시 쉬려고 계획한 외국여행이 오히려 더 혼잡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더욱 피로를 쌓고 온 경험들이 발길을 무겁게 만든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호캉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일단 집을 나와서 도심의 가까운 호텔에서 편히 쉬고 맛있는 식사를 하며 말 그대도 호텔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것이다. 이런 휴가방법이 생길 정도로 우리는 지금 너무나 바쁘고 휴식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잠시도 먼 곳으로 발길을 옮기기가 힘들고 지나친 피로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사유(思惟)’라는 수행을 중요시한다. 사유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인간의 이성작용으로, 인간이 인간으로써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사유가 불교에서는 ‘좌선(坐禪)’, ‘명상(冥想)’으로 발전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적 수행이 된 것이다. 즉, 깊이 생각하는 것에서 그 생각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에 바라보고 집중하는 수행이 된 것이다. 자신이 숨 쉬고 있고, 맑은 하늘 아래 서있으며, 주위의 환경 속에 담겨져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명확하게 느끼고, 보다 당연하게 받아들여 몸과 정신을 함께 쉬게 해주는 참다운 자아 휴식이다.

우리 한국의 많은 사찰에는 저마다의 불교적 특징을 살린 템플스테이가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체험형’과 ‘휴식형’이라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는데, 사찰을 찾아온 저마다가 원하는 것에 맞춰서 사찰의 예절이나 문화를 배우는 체험형을 선택해도 되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자신만의 힐링시간을 누리는 휴식형을 선택해도 된다. 체험형 템플스테이에는 좌선이나 걷기명상 등을 체험하며 자아를 회복시키는 프로그램도 있고, 요새 유행인 사찰요리 등을 배워 일상 속의 식사와는 다른 재료와 맛을 즐기며 음식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각 사찰마다의 특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휴식형 템플스테이에서는 휴가나 여행을 왔으니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조차도 내려놓고 사찰 안에 속해진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신을 쉬게 하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다. 그런 자신에게 스스로가 휴식을 시켜주는 것이 휴식형이다.

이처럼 사찰의 템플스테이는 사찰의 다소 무거운 분위기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필요로 하는 휴식이 무엇인지 보고, 그것에 맞춰서 사찰에서 즐기기도 하고 맘 편히 쉬기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바다나 산을 찾아가 가족들과 즐겁게 휴가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바쁜 일상 속에서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살아온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고 자신을 치유해주는 휴식도 필요하다. 짧은 휴가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돌아온 일상에서 충분한 휴식을 느끼고, 보다 자아를 바라보고 충실히 대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자신에 대한 선물과 보상으로 좋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호텔이나 피서지에서 보내는 것도 충분히 좋을 것이지만 올해는 한적한 사찰을 찾아 몸을 쉬게 해주고, 마음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도 좋을 듯하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497호 / 2019년 7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보현수 2019-07-27 11:53:41
오롯이 휴식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고 싶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_()_()_()_

자재 2019-07-20 15:14:14
해인사 선림원에 한번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