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법난 진상 규명과 사과 요구
105. 법난 진상 규명과 사과 요구
  • 이병두
  • 승인 2019.07.16 10:42
  • 호수 1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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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이 불교성역 침탈한 사건

신군부, 수배자 검거 등 명목
1980년 10월27일 사찰 침탈
불교계 명예·권익 크게 손상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사과
1988년 10월27일 동국대에서 열린 ‘10·27법난 진상규명을 위한 불교도 실천대회’.

지난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0‧27법난’에 대해 공식 사과하였다. “한국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38년 전 신군부가 전국의 사찰을 짓밟고 무고한 스님들을 연행했던 10.27법난이 그것이다.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 불교계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어, 한국불교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길 기원한다.”

정부 차원으로는 1988년 12월30일 당시 국무총리(강영훈)가 “불교계 수사로 말미암아 불교도 및 불교의 자존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되었던 점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며, 또한 과잉수사로 인해…교권이 침해되고 불교계의 명예와 권익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힌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이 나온 지 30년 만이다.

‘법난’은 30년도 더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 오랫동안 ‘미래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다. 이 어두운 과거를 교훈 삼아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지 아니면 영원히 ‘어두운 과거’로 남겨둔 채 눈물만 흘리게 될지 그것은 한국 불자들 모두의 의지에 달렸을 것이다.

1980년 10월27일 새벽, 신군부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합동수사단은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한 전국 사찰을 급습했다. 10월30일 오전 6시, 포고령 위반 수배자와 대공 용의자를 검거한다는 명목으로 수천 개 사찰과 암자를 수색하여 당시 총무원장(월주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 1776명을 강제 연행하였고, 고문과 폭행을 당한 스님들도 많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실제 불교계 수배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온 나라가 떠나갈 듯이 요란을 떨어댔지만, 신군부의 정권 장악 시나리오 집행과정에 불교를 희생양으로 악용했음을 증명해준 것이다.

계엄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던 피해자들만 아니라 불자들 모두가 참담했다. 국민들이 전국 사찰을 범죄의 소굴처럼 여기게 만들어가고 있어도, 살아남기 위해서 그저 숨을 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898년 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가 “진실이 땅속에 묻히면 그것은 조금씩 자라나 엄청난 폭발력을 획득하며, 마침내 그것이 터지는 날 세상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입니다”라고 절규하였듯이, ‘법난’의 진실을 계속 파묻어 둘 수는 없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가 그 때의 치욕을 ‘법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로, 사진에서와 같이 전국 곳곳에서 출재가 대중들이 ‘법난 규탄 및 규명대회’를 개최하여 정부의 책임 규명과 공식 사과를 촉구하였다. 1988년 국무총리와 2018년 대통령의 사과는 이런 요구와 외침이 없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97호 / 2019년 7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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