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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햄버거 하나의 외부비용

기자명 고용석

인도산 햄버거 한 개값 200달러?

숲 파괴 등 실질적 생산비 커
햄버거값 200달러 매길 때
197달러 사회전체 세금으로
기업에 오염자 부담도 적용을 

1파운드의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12파운드의 곡물이 소비되고 약 1.5평의 열대우림이 불태워진다. 그 안에 20~30종의 식물 종과 함께 서식지를 빼앗긴 100여종의 곤충과 수십 종의 조류 양서류 등이 파괴되는 셈이다. 또한 하루 7분씩 2회, 6개월 샤워할 수 있는 물이 소모되며 석유 1갤런과 35파운드의 표토가 낭비된다. 표토층은 500년마다 2.5cm 손실되나 현재는 16년마다 2.5cm가 침식될 정도로 전 지구가 사막화되고 있다. 

실제 일주일에 한 번만 햄버거를 줄이면 자가용으로 512km(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달렸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 만큼을 줄일 수 있다. 4인 가족이 일주일에 한 번만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지 않는다면 거의 3개월 동안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한다.(미국환경단체 ‘EWG’) 인도에서 숲을 파괴하면서 햄버거 하나를 생산하는 비용은 보조금이 아닌 실질 생산비를 포함하면, 무려 200달러에 달한다고 한다.(월드워치 1994년) 

첫째, 시장이 햄버거 하나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3달러하는 햄버거 하나의 실제 가격이 200달러라면 197달러는 사회 전체에 세금의 형태로 전가된다. 오염자부담 원칙에 따라 모든 외부비용을 해당기업체의 장부에 올바로 기입한다면 왜곡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이는 산업사회가 자연에 입히는 손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경제체제 구축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현재 우리는 오염자의 외부비용을 사회 전체에 떠넘김으로써 그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는 셈이다. 

둘째, 좋은 선택은 장려하고 나쁜 선택은 억제하는 정부의 오랜 역할에 혁신이 필요하다. 이미 햄버거 3달러도 보조금으로, 인위적으로 낮춰진 가격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식품분야 미국과 유럽의 정부 보조금 제도는 세계의 빈곤을 조장하는 직접적 원흉이다. 식품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함으로써 보호관세 장벽과 더불어 가난한 나라의 농민들이 부유한 나라에 농산물을 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때문이다. 식품생산에 대한 미국연방보조금의 87%가 대규모 단일경작(13.2%)과 공장식 축산업(73.8%)에 투입됐다. 

보조금 전환을 활용해야 한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3000곳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비용은 연간 2조 1500억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외부효과가 1위 2위인 축산업과 화력 발전이 동시에 엄청난 보조금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만약 축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친환경 소농을 장려하는 쪽으로, 화석연료의 보조금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셋째, 자연의 가치를 평가하고 삶의 질을 반영하는 새로운 지표가 요구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45억톤의 비료 중 20억톤이 바다로 모여드는데 바다의 죽음이 초래하는 외부효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유엔이 추산한 산림 훼손과 남벌의 외부비용은 해마다 2조~4조 5000억 달러에 이르고 미국의 공장형 축산으로 배출되는 연간 5억톤의 폐기물이 지하수와 공기를 오염시키며 일으키는 외부효과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의 확산, 위험한 먹거리의 전 세계 수출 등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외부비용은 GDP(국내 총생산)에 산정되지 않는다. 

넷째, 시장실패에 따른 외부비용을 내부화하고 당면한 기후변화와 환경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주권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유대는 물론, 기금조성이 필요하다. 토빈세 즉 금융거래 방식에 적정한 세금을 매겨 국제기금 및 보조금을 확보하는 것도 대안이다. 통화거래에 약간의 세금(달러 당 2.5페니)을 매기면 매일 총 2조 달러 이상의 세수와 동시에 매년 세계의 환경사업에 필요한 5천억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유한 금융 투자가들의 세금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국가별 차별이 없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498호 / 2019년 7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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