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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불신임 총무원장, 이번엔 ‘종회 재구성’ 논란

  • 교계
  • 입력 2019.07.26 18:41
  • 수정 2019.07.26 18:44
  • 호수 1499
  • 댓글 7

편백운스님, 7월25일 구종법회서
“집행부 주도 종회 구성할 것”
‘2 총무원장 이어 2 종회’ 우려
실체 모호한 ‘구종위원’도 논란

태고종 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불신임된 26대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이 “집행부 주도로 15대 종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두 명의 총무원장에 이어 두개의 중앙종회가 구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편백운 스님이 주최한 구종법회에서 ‘구종위원회’가 종회 재구성에 대한 전권을 편백운 스님측 집행부에 위임키로 결의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구종위원회’의 법적 지위나 실체가 모호한데다, 결의내용 자체가 종헌종법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편백운 스님은 7월23일 ‘종단사태 수습을 위한 구종법회’를 개최했다. 한국불교신문에 따르면 이날 구종법회에 참석한 250여명의 ‘구종위원’은 종회, 원로회의 각급 기관을 새로 구성 하도록 26대 편백운 집행부에 전권을 위임하는 결의를 했다.

구종위원회는 이날 결의문을 발표하고 “뜻 있는 종도들은 지금 종단이 비상사태임을 인식하고 종단정상화를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종단안정과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종법회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구종위원회 결의 사항은 △제26대 편백운 집행부가 지속적이며 주도적으로 종단을 이끌어 가도록 전권 위임 △편백운 스님에 대한 불신임 원천무효 및 종회 해산 △호명 스님 측 총무원 해체 △직선제에 의한 총무원장 선출을 위한 종회 구성 및 종단체제 정비, 제도 개혁 등이다.

그러나 정작 구종위원회의 이 같은 결의에 대해 “황당하다”는 시각이 많다. 종헌종법상 명시도 되지 않은 위원회가 종단 운영 전권에 대한 위임을 결정한데다, 불신임된 전 총무원장에게 전권을 넘기면서 종법에 의해 선출된 현 종회 해산과 27대 총무원 해체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구종법회 자료집에 게재된 156명의 위원 명단도 소속이나 연락처 없이 법명만 나열돼 그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종위원 명단을 확인한 익명의 종단 관계자는 “편백운 스님측 스님들 법명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교구나 사찰명, 직위, 연락처 등 위원명단에 기본적으로 병기돼야 할 정보가 전무하다”며 “종회나 원로회의 구성 권한을 집행부에 위임할 정도의 위원회라면 최소한 위원들의 소속을 밝히고 그 직위에도 종도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방식이면 아무 법명이나 가져다 썼다 해도 모를 것”이라고 황당해 했다. 또 다른 스님은 “구종위원들이 편백운 스님의 그간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 또한 황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구종법회에서 편백운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총무원 집행부 주도로 종단체제 정비와 제도개혁에 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제15대 종회를 구성하겠다”며 “종회에서 종단 체제정비와 제도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종무행정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원로회의도 새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본지는 편백운 스님에게 종회 재구성 계획과 입장을 취재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편백운 스님의 ‘종단부채 청산’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종위원회가 종단 운영의 전권을 ‘편백운 집행부’에 위임한 이유에 대해 “종단부채 청산으로 종단을 정상화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종단부채 청산’은 편백운 스님 스스로 최대 성과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특히 ‘종단재무 특별감사위원회’를 꾸려 해당 사항을 조사했던 중앙종회 측은 “본인이 부채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상환금 일부는 종법 체계를 무시하고 종회결의 없이 임의적으로 종단 공금인 교육기금을 반환받은 것”이라며 “이 과정 또한 투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중 2억원을 모 스님에게 전달하는 등 여러 곳에 임의로 사용한 문제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27대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7월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등 각 종단수장과 불교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호명 스님 역시 태고종 총무원장 자격으로 초청돼 외부에서는 공식 총무원장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호명 스님은 “간담회에서 종단이 혼란스러운데 대해 국민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여러 스님들께 참회하고, 종단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99 / 2019년 8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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