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로운 북한이탈주민 영가, 피안에서 안식 찾길”

  • 교계
  • 입력 2019.08.15 17:30
  • 수정 2019.08.16 18:43
  • 호수 1501
  • 댓글 0

청계사·남북하나재단, 8월15일 천도재 봉행
무연고 사망자 43명 합동위패
아사 추정 기구한 모자 2명도
육법공양·살풀이·범패 등 의식
성행 스님 “원통 풀고 가시라”

의왕 청계사(주지 성행 스님)는 제74주년 광복절이자 백중기도 회향일인 8월15일 오전 극락보전에서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의왕 청계사(주지 성행 스님)는 제74주년 광복절이자 백중기도 회향일인 8월15일 오전 극락보전에서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남과 북 어디에서도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외롭고 고단하게 떠나신 북한이탈주민들의 영가가 부처님 가피로 피안에서 안식을 찾길 바랍니다.”

최근 북한이탈주민 모자가 죽은 지 2달 만에 발견된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의 영가를 천도하는 법석이 엄수됐다.

의왕 청계사(주지 성행 스님)는 제74주년 광복절이자 백중기도 회향일인 8월15일 오전 극락보전에서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이번 천도재는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 지원기구 남북하나재단(이사장 고경빈)이 제안, 주지 성행 스님과 청계사 대중이 뜻을 내 마련됐다. 음력 7월15일 백중은 수행자들에게 공양을 베푼 공덕으로 먼저 생을 다한 분들이 좋은 인연을 지어 새롭게 태어나기를 발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가족을 두고 오는 등 연고 없이 탈북해 살다 사망한 영가의 천도가 백중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주지 성행 스님과 청계사 사부대중의 뜻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그치지 않은 가운데 엄수된 천도재는 육법공양, 살풀이, 범패 등 순으로 진행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그치지 않은 가운데 엄수된 천도재는 육법공양, 살풀이, 범패 등 순으로 진행됐다.

불단에는 무연고 북한이탈주민 사망자 43명이 합동위패가 모셔졌다. 특히 남편과 이혼 후 소득도 없이 서울 관악구에서 살다 6살 아들과 숨진 채 발견된 40대 북한이탈주민 엄마의 영가도 천도재에 함께 모셨다. 이들은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한 지 2달 만에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태풍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그치지 않은 가운데 엄수된 천도재는 육법공양, 살풀이, 범패 등 순으로 진행됐다. 북한이탈주민들 단체나 이들을 지원하는 재단 관계자들 모두 청계사와 불교계에 고마움을 표하고, 북한이탈주민 영가의 왕생을 발원했다.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분단된 한반도의 북에서도 남에서도 쉴 곳을 찾지 못했던 상처 많은 북한이탈주민의 영혼들이 부처님의 크신 가피와 불자들의 기도 공덕으로 피안의 세계에서 안식을 찾기를 기원한다”며 “통일된 조국에 왕생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중기도를 회향하는 외로운 영혼으로 떠도는 북한이탈주민 무연고 사망자를 위해 특별히 천도재를 마련해주신 성행 스님과 청계사 불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1980년 설립된 최초 민간 탈북민단체 (사)숭의동지회 강진 회장도 “낯선 자유의 땅에서 의지할 형제나 사람 조차 없고 힘든 외로움과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힘들게 마지막 순간을 보냈을 우리 탈북민들이 이제 자유로운 영혼이 되길 바란다”며 “한겨레라는 민족성과 동질성을 느끼게 해준 천도재였다. 종교 특히 불교계에서 이런 자리를 열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무연고 북한이탈주민 사망자 위패.
무연고 북한이탈주민 사망자 위패.

이날 청계사는 백중기도를 회향하는 불자 500여명이 거센 빗줄기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북한이탈주민 천도재를 함께 했다. 천도하는 의식 중 범패는 영산작법을 수학한 청계사 신도들이 직접 시연해 의미를 더했다.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은 “지금 내리는 많은 비는 천도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원통함을 풀고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며 “남과 북이라는 경계가 없던 시절 모두가 원력을 세워 이뤄낸 독립을 기념하는 오늘 청계사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영가를 천도해 뜻깊다”고 밝혔다.

의왕=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501호 / 2019년 8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