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예능프로그램 ‘같이 펀딩’이 진관사 태극기 이야기로 화제와 감동을 선사했다.

‘같이 펀딩’은 시청자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국내 최초 펀딩 예능프로그램으로 8월18일 첫 방송에서는 배우 유준상씨가 출연해 태극기를 담을 ‘국기함 펀딩’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유준상씨는 태극기의 가치를 새기기 위해 역사강사 설민석씨를 만나러 진관사로 향했고, 설민석씨는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일제강점기 초월 스님이 일장기 위에 덧대어 그린 태극기로, 지난 2009년 진관사 칠성각 보수공사 중 발견됐다. 태극기와 함께 독립신문과 경고문, 신대한 등 독립운동 관련 자료가 보자기 속에 담긴 채 함께 나왔다. 초월 스님의 유일한 사진을 공개한 설민석씨는 “수감됐을 때 사진이다. 청주교도소에서 순국하셔서 근처에 묘가 있었는데 한국전쟁이 나면서 묘가 사라졌다”며 “초월 스님은 조서마저 불타서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초월 스님이 세상에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보수공사 때문에 진관사 칠성각 벽을 뜯었더니 보따리가 나왔다”며 “초월 스님이 숨긴 내용은 ‘독립신문’을 비롯해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신채호 선생이 만든 주간신문 ‘신대한’ 등 귀한 기록물이었다”고 말했다. 초월 스님이 일장기 위에 청색을 더해 그린 태극기와 독립운동 자료를 깊숙이 숨겨 후대에 전한 것이라는 설명에 유준상을 비롯해 스튜디오의 출연진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유준상씨도 태극기와 관련한 특별한 사연으로 감동을 더했다. 그는 2003년 3월1일 대형 태극기 앞에서 홍은희씨와 결혼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유준상씨는 국기함 제작에 앞서 어디서 태극기를 구매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등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태극기함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글을 모티브로 메달을 제작해 호평을 받은 이석우 디자이너가 맡기로 했다.

한편 태극기와 독립운동 자료를 칠성각 깊숙이 숨겼던 초월 스님과 유준상씨의 나라사랑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국기함 펀딩’에 참여하는 것으로 적극 호응했다.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진행된 펀딩은 10분만에 1차 목표인 815만원을 달성했으며, 최종 펀딩 달성률 4130%를 기록하며 예약 판매 1만개가 2시간만에 마감됐다. 해피빈은 추가 펀딩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2차 펀딩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02 / 2019년 8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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