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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 性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라고 햄릿은 단언했다. 또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있다. 여자라는 언어가 주는 정서는 같은 성이면서 어머니가 주는 언어의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갖는 의미를 살아가면서 일상 속에서 절감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없는 사람으로서 어머니의 정을 받기만 하는 사람으로 어머니 마음이 그런 것이겠거니 짐작만 하는 사람에게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다시 가늠해 볼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복지관에서 주로 하는 일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 아동들과 다른 우리 아이들의 다양한 특성으로 아이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면 대게 부모가 함께 와서 기다린다.

복지관에서 한가지의 교육이나 치료를 받고 가면 40분 정도 기다리면 되지만 대다수 우리아이들은 중복 서비스를 받게되므로 적어도 두 세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된다. 말이 쉬워서 두 세시간이지 여간 무료한 것이 아니다. 처음 얼마는 책도 보고 수다도 떨고 그냥 저냥 지내지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힘겨워들 한다. 그래서 복지관 측에서 기다리면서 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도 하고 어머니들 스스로 아이들 교육비에 보탠다고 수작업 거리를 가져 오기도 한다.

처음 그 어머니를 봤을 때 아이도 아이였지만 솔직히 어머니가 더 걱정이었다. 어머니의 지적 수준으로 과연 수업시간이나 제대로 맞추어 올 수 있을까 싶었다. 오전에 와서 교육을 받고 오후에 치료를 하면 주 3일을 네 시간 가량을 기다리는 이 과정들을 겪어 내실까 의문이었다. 내심 안 될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건성으로 물었다.

'어머님, OO이 수업하고 치료하려면 어머님이 많이많이 기다려야 됩니다. 하실 수 있겠어요?' '선생님, 공부하면 나아지는 거잖아요. 그러면 해야지요.' 그래 기다리는 것이 뭔지 모르니까 그러실거야.

'어머니. 아침에 오시면 점심 먹고 가야돼요. 오래오래 기다려야 됩니다' '선생님, 공부하면 나아지잖아요.'모성은 본성이다. 어쩌면 그 안에 도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주현숙 경주장애인복지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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