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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절은 신심 키우고 공덕 쌓는 수승한 수행법입니다”

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수행법
절 수행으로 얻는 효과도 많아
자신 낮추면서 아만심 없애고
인욕 하는 마음과 집중력 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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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업장소멸하는 데도 탁월
건강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
매일 108배 하루일과 점검하며
스스로 행복한 삶 가꿔 나가야

지홍 스님은 “절 수행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업장을 소멸하고,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꾸준히 절 수행을 실천해 스스로의 삶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 제공
지홍 스님은 “절 수행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업장을 소멸하고,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꾸준히 절 수행을 실천해 스스로의 삶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 제공

오늘은 생전예수재 초재를 모시는 날입니다. 예수재는 말 그대로 미리 닦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내생에 좋은 세계에 태어나기 위해 미리 복을 짓는 것입니다. 예수재를 두고 ‘기복적이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해해서 하는 말입니다.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보기 전에 미리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얻기 위해서는 미리 복을 짓고, 자신의 마음을 닦아야 합니다. 평화롭고 안정된 삶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나 수행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미리 닦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에서부터 쌓아온 악업을 소멸하고 선업을 짓도록 하는 것이 예수재를 지내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예수재가 진행되는 49일 동안 각자에게 맞는 수행법을 정해 실천하면서 매일매일 일상을 점검해 나간다면 여러분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불교에서 수행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영원한 대자유인이 되기 위함입니다. 수행법에는 참선, 절, 염불, 주력, 사경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오늘 많은 수행법 가운데서도 절 수행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절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수행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모든 수행은 해탈과 깨달음이 최종목표입니다. 절수행도 해탈과 깨달음이 최종 목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절 수행을 꾸준히 실천하면 여섯 가지의 공덕이 생긴다고 합니다. 첫째는 하심을 통해 아만심을 없앨 수 있습니다. 절은 자신의 몸을 가장 낮은 곳으로 낮추고, 낮추는 행위입니다. 몸을 낮추고 낮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라는, ‘내가 누구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쌓이다보면 원만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가정이나 단체, 사회관계에서도 평화롭고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인욕심이 증진되고 삼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절에는 일상에서 하는 3배도 있지만, 108배, 300배, 천배, 삼천배, 만배 등 종류가 많습니다. 3배 정도는 쉽게 하지만 108배부터는 어떻습니까. 일단 절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하지요? 의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천배, 삼천배를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끝까지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절을 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밀려옵니다. 그런 고통이 밀려올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참고 견디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참고 견디는 그런 마음이 바로 인욕심입니다. 그러니 절을 오래하다 보면 인욕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절을 하게 되면 집중력이 생깁니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마음을 집중하게 되는 데 그 과정에서 삼매에 드는 것입니다. 산만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절을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오랜 기간 절 수행을 하면 전생에서부터 쌓아온 업장이 소멸됩니다.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업장은 두터워 바위덩어리보다 더 두껍고 단단하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의 인생지도를 어떻게 봤습니까? 사주팔자라는 것을 통해서 봤지요. 사주팔자는 자신이 태어나게 된 사주를 통해서 미래의 운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 통계 데이터를 통해 만든 것이기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의 인생지도를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유전자 DNA속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들어있습니다. DNA속에는 옛 조상과 부모를 통해 물려받은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습니다. DNA를 분석하면 다른 것은 차치하고 어떤 사람이 일생동안 무슨 병을 앓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간암, 폐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면 그 2세는 그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유전자 DNA가 부모로부터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또 부모가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었다고 하면 그 2세의 90% 이상은 그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속상하게 할 때 “누구를 닮아서 저러느냐”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 부모가 물러준 것이니, 누구를 탓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향해 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열심히 수행하고 공덕을 짓고 건강하게 살았다면 2세도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막 살았다면 2세 또한 그렇게 될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그러니 건강하고 지혜로운 자식을 얻으려면 부모부터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전생에서부터 이어온 두터운 업장을 소멸하고, 청정심을 갖도록 수행을 해야 합니다. 절은 업장소멸에 탁월한 수행법이라고 말합니다. 절을 통해 우리가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지은 업장을 하나하나 정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에게 주어졌던 나쁜 유전자 DNA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절의 공덕 가운데 네 번째는 불자로서 신심을 다지고 지혜가 생기게 합니다. 부처님을 향해 절을 올리는 것은 스스로 부처님을 닮고자하는 서원입니다. 부처님을 닮아가겠다는 확고한 믿음은 스스로를 변화시킵니다. 이런 확고한 신심은 지혜를 얻게 하는 기초가 되고, 많은 공덕을 짓게 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전생에서부터 쌓아온 악업을 소멸하고 선업을 짓도록 합니다.

다섯 번째는 절을 하면서 다른 수행을 하게 되면 그 효과가 배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절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신구의 삼업을 정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하심과 인욕심을 기르는 데 탁월합니다. 옛 조사스님들이 참선을 하면서도 절 수행을 강조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절을 하면서 화두를 들면 화두가 명료해지고, 쉽게 삼매에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경을 할 때 ‘일자 일배’를 하고, 다라니를 염송하면서 절을 하는 것도 수행의 집중력을 키워 삼매에 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나태함을 멀리하고 정진력을 길러준다는 것입니다. 절을 오랫동안 꾸준히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습니다.  절에서 천배를 하고 삼천배를 한 번 했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절은 매일매일 자신이 정해놓은 약속에 따라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108배를 하고, 하루를 돌아보면 나태했던 생활습관은 고쳐지고, 활기찬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삼천배, 만배 등에도 참여해 끝까지 해낸다면 무한한 힘을 갖게 합니다. 그런 정진력을 갖게 된다면 여러분들이 살면서 어떤 어려움에 마주한다고 해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절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업장을 소멸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절 수행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수승화강(水昇火降) 두한족열(頭寒足熱)’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물의 기운은 올라가야 하고, 화의 기운은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죠. 몸으로 보면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몸의 순환구조가 안정됩니다. 아랫배가 차갑고, 손발이 차가우면 몸의 기운이 불완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럴 때 복통이 생기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머리에는 열꽃이 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머리에 있는 열기를 아래로 내려주고 손발을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절은 그런 효과를 냅니다. 절을 할 때 엎드리고 오르는 과정에서 혈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고, 차가운 기운은 머리 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수승화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순환이 잘되게 됩니다. 절은 또 팔다리의 근육을 발달시켜 관절염 등의 원인을 제거시켜 주며, 복식호흡을 하게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게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요가학자인 젠스휴이트는 “절은 모든 요가의 집대성이며 절보다 뛰어난 요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절 수행이 육체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설명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절 수행의 공덕과 효과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절 수행의 공덕을 다시 한 번 생각하시면서 매일 108배를 통해 여러분들의 삶을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8월25일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생전예수재 49일 기도 초재 법회에서 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503호 / 2019년 9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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