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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유엔FAO 축산업의 긴 그림자

기자명 고용석

지구온난화·삼림파괴 원인은 축산업

유엔식량기구 2006년 보고서 
축산업의 폐해 지적하면서도
육류 소비 축소는 언급 안해 
식습관 개선 없인 대안 없어

오늘날 생명과 환경은 시대의 요청이자 문명사적 요청이다. 특히 기후변화는 21세기 최대 화두이자 초미의 관심사임이 틀림없다. 개인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고기를 먹는 일이 인류의 장기간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6년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서이다.

유엔식량기구(FAO)가 발간한 이 보고서는 축산업이 생물다양성파괴·지구온난화·대기오염·토지황폐화·산림파괴·물 부족·수질오염의 주범임을 밝히고 있다. 그것도 전 세계에 이르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중대한 원인 중의 하나로서 세계 환경정책이 이 사태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우선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토지남용과 토양상실, 삼림파괴의 주범이다, 축산업은 전 세계 농업용지의 70%와 지구표면의 30%를 차지하고 경작지의 33%는 가축 사료용이다. 아마존 삼림의 70%가 가축사육으로 불태워졌고 방목장의 73%와 목초지의 20%가 과도방목으로 토양이 파괴됐다. 
둘째, 세계적 물 부족의 주범이다. 먼저 축산업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삼림파괴, 토지황폐화는 물 저장능력을 훼손한다. 동시에 수질오염은 사용 가능한 물 자체를 고갈시킨다. 수질오염은 가축분뇨와 화학비료와 살충제로 인한 것으로 축산업은 죽음의 해역과 산호초 폐사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의 주범이다.
셋째, 24개 주요 생태계 시설 중 15개와 세계야생기금(WWF)이 선정한 825곳의 주요 생태지역 가운데 306곳, 국제보존협회가 지정한 세계 생물다양성 주요지역 35곳 가운데 23곳이 가축사육으로 파괴되었다.
넷째, 축산업은 자동차, 비행기 등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13.5%보다 훨씬 많은 전 세계 온실가스 총량의 18%를 방출한다. 메탄의 37%와 이산화탄소의 9%, 아산화질소의 65%뿐 아니라 생태계 산성화와 산성비의 주범인 암모니아의 64%를 배출한다. 최근엔 이 암모니아가 미세 먼지의 확산에 깊이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 추세라면 2050년 육류와 우유 생산은 2배 이상 증가하고 이 모든 환경위협도 배가될 것이라 예상된다.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문제는 축산업의 이러한 영향을 대중도 축산업자도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다. 흥미로운 것은 보고서가 앞으로 기술과 정책을 통해 가축 1마리 생산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반드시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할 뿐 어디에도 육류를 줄여야 한다는 언급은 없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유엔은 각종 보고서를 통해 축산업이 기후변화와 각종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행위자라 맹비난하고 그 파괴적 영향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으나 육류소비 자체를 줄이자는 언급은 한참 뒤에야 어렵게 나오기 시작했다.

육식산업이 제도 중심에 단단히 뿌리내린 상태라 웬만큼 반기를 들지 않고서는 변화를 주거나 기세를 누그러뜨리기가 힘들고 세계 10억의 가난한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가축을 기르는 등 가축은 사회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사람들도 축산업 즉 식습관을 연결고리로 기후변화·생물다양성·사막화·식량 등 주요 환경문제들이 연결되어 있음에도 문제들을 독립적으로만 보지 그 연결성을 외면한다.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식습관을 선택이 아닌 자연적인 것으로 여기는 무의식적 전제도 크게 작용한다.

사람들은 무엇이 책임 있는 행동인가에 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음식에 담긴 탄소량과 환경 영향을 계속 질문한다면 육식을 받아들이지 못할 행위로 인식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최근에 빌 게이츠와 구글 등 전 세계가 식물성 고기에 앞다투어 열광하는 것도 대체육이 기존 축산업과 비교해 토지와 물을 90% 이상 줄이고 기후변화와 식량문제의 대안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503호 / 2019년 9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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