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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평화 위해 자비정신으로 한일불교 연대 결의”

  • 교계
  • 입력 2019.09.04 15:05
  • 수정 2019.09.06 10:41
  • 호수 1504
  • 댓글 0

9월3일, 군산사암연합회와
日 조동종 이치노헤 스님
‘아베규탄’ 공동성명 발표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아베 일본 총리 규탄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일 불교계가 일본의 과거 역사 반성과 양국의 평화를 함께 촉구하고 나섰다.

군산사암연합회(회장 도연 스님)는 일본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 스님과 공동으로 9월3일 군산 동국사(주지 종걸 스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아베규탄 기자회견 및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을 비롯해 염불사 주지 행담, 도안사 주지 명현, 삼보사 주지 법송 스님 등 군산사암연합회 스님들과 지난 3월 군산시 명예시민증을 받은 일본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 스님 등이 참석했다.

이치노헤 스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이 진행하고 있는 경제보복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공동성명 발표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종걸 스님의 사회로 이치노헤 스님과의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치노헤 스님은 “1965년 한일수교협정과 관련해서 일본은 배상이 마무리 되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한국의 개인 청구권은 남아 있다”며 “최근 한국의 강제징용노동자 재판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일본이 경제제재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된 대응”이라고 못박았다.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고 잘못된 대응으로 ‘한국이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라고 전한 이치노헤 스님은 “전쟁(2차 세계대전) 전에 있던 대기업들이 1945년 무렵 대부분 해체 위기를 겪었지만 한국전쟁을 계기로 부활했기 때문에 징용공이나 위안부 등 한국의 고통 받는 분들에게 참회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종걸 스님은 “동국사는 일본 조동종과의 인연을 계기로 양국의 관계가 발전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불교 사업, 학술 대회 등을 실천하고 있다”며 “일본인으로서 아픈 이야기일 수 있음에도 참회와 증언에 나선 이치노헤 스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동성명 발표는 동국사에 조성돼 있는 조동종 참사문비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됐다. 이치노헤 스님과 군산사암연합회 스님들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는 일본과 한반도, 아시아 민중들에게 커다란 고통과 상처를 남겼다”며 “강제징용과 성노예 등의 전쟁범죄에 희생된 조선 민중들의 고통과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의 개인배상 청구권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아베정부는 과거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식민지배와 전쟁범죄를 부정, 왜곡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며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까지 일삼고 있다”며 “이에 일본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 스님과 한국의 ‘군산사암연합회’는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인권을 수호하며 아시아 민중들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불교적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연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 발표 후 소녀의상을 둘러보는 종걸 스님과 이치노헤 스님.
공동성명 발표 후 소녀의상을 둘러보는 종걸 스님과 이치노헤 스님.

스님들은 평화의 소녀상과 조동종 참사문비 앞에서 “한반도와 일본, 아시아에서 평화를 위해 협력하고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행동에 맞서 역사적 진실을 밝히며 평화와 정의,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불교적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나아갈 것”을 구호로 다짐했다.

한편 이치노헤 쇼코 스님은 일제강점기 조동종이 조선불교 침탈의 선봉이었음을 규명하고 이를 참회하는 참사문비를 동국사 내 조성하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 또 일본에서 확보한 한일과거사 자료 500여점을 동국사에 기증하는 등 과거사 규명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군산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일본인들의 후원금을 모연했다. 올해 3월 군산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군산=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04 / 2019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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