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길

기자명 도연 스님

사람 간 갈등서 옳고 그름 따지는
이분법적 사고 갇히는 것 아니라
불이문 통해 중도·해탈로 나가야

가끔 대중 강연을 갑니다. 거기에서는 주로 ‘있는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강의를 다녀보니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것으로 수렴되었습니다. 곧, 나 스스로가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길입니다. 세상이 날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순수하고 깊은 욕구와 동기가 이끄는 삶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부처의 성품을 깨닫고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이 꿈꾸고 따르는 부처님의 길, 대 자유인의 길과 다름없습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그곳이 진리의 세계다.’

임제 스님의 말씀입니다. 삶의 주인이 되라는 가르침입니다. 출가를 해서 수행을 하는 것도 주인이 되기 위함입니다. 불자로서 절에 다니고 기도하며 복을 짓는 것 또한 주인으로서의 삶의 실천입니다. 다만, 그러한 행위를 하면서 내가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느냐를 잘 살펴야 합니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건 아닌지 어떤 입장에서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면서 자신의 발밑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가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꾸미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것을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중도의 마음자리에서 실상으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사시귀인 단막조작 지시평상(無事是貴人 但莫造作 祗是平常). 일없는 사람이 참으로 귀한 사람이니 다만, 조작하지 말아야 한다. 평상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가 귀하므로 일부러 꾸밀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굳이 억지로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것이고 억지로 꾸민 인위적인 것일까요? 이러한 문제의식과 질문에서 그 답을 스스로 하나하나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역대의 조사스님들의 그 핵심적인 힌트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평상심(平常心)입니다. 시비를 가리지 않고 일부러 조작하지 않고 취하지도 버리지도 않으며 속됨과 성스러움을 가르지 않는 평상의 마음입니다.

승찬 스님은 ‘신심명(信心銘)’에서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이라 하여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가리고 선택하는 것을 꺼릴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마조 스님께서는 ‘약욕직회기도 평상심시도(若欲直會其道 平常心是道). 만약 곧바로 도를 알고자 하는가. 평상심이 바로 도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도연 스님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생기는 번뇌와 고통들은 대부분 이 마음과 저 마음이 싸우고 있고 저 사람과 이 사람의 갈등하고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나는 옳고 당신은 틀리다. 당신은 옳고 나는 틀리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불이(不二)의 문을 통해 중도(中道)와 해탈(解脫)의 마음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지도법사 seokha36@gmail.com

 

[1504 / 2019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