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4. 채식은 최상의 기후변화 대응전략

기자명 고용석

지구 온난화 임계점이 다가온다

이산화탄소, 대기 수명 백년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영향
엄격한 채식, 온실가스 감축

최근 영국 언론 가디언이 기후변화 대신 기후비상사태·기후위기·기후붕괴 등으로 용어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쓰던 용어들이 금지되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용어를 우선적으로 쓰기로 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기후 재앙의 심각성을 반영한 시도이다. 사실 우리는 온실가스에 관한 논쟁 전부를 이산화탄소(CO2)의 통제에만 매달려왔다. 그 사이 기후과학도 현저하게 진보했는데 전문가들은 이제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수명이 짧은 온실가스, 즉 메탄과 블랙카본, 대류권 오존 등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물론 장기적으로 CO2 문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잘 알려진 식목이나 산림조성과 함께 이 단기 온실가스 감축뿐이다.

첫째, CO2의 대기 중 수명은 100년 이상이다. 한번 배출된 CO2는 300년이 지나도 15%가 남아 온실가스 농도를 계속 증가하게 한다. 최선을 다해도 반으로 줄이는데 75년이 걸리고 다음 세대가 그 효과를 보게 된다. 반면에 메탄은 20년간 대기 중에 머물고 반으로 줄이는데 단지 8~9년이 걸릴 뿐이며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도 100년 기준 CO2의 23배, 20년 기준으론 72배나 된다. 산업혁명 이후 CO2 농도는 46%, 메탄은 157% 증가했다. 특히 자연배출 대비 인위적 배출이 CO2에 비해 메탄이 월등히 높고 CO2의 주 배출원인 자동차와 발전소는 회전율이 10년이나 반추동물들은 대략 1~2년이면 밥상에 오른다. 그만큼 메탄의 감축이 쉽고 빠르다는 것이다.

둘째, 대류권 오존은 대기 중 20~24일 머문다. 대도시 스모그의 일종으로 그 생성 원인 중 하나가 메탄이다. 메탄을 줄이면 즉시 오존량에도 영향이 미친다. 메탄과 대류권 오존을 합하면 CO2의 절반에 해당하는 영향을 갖는다. 대기 중 1~2주 머무는 블랙카본은 숲과 대초원을 불태우는 데서 전 세계 방출량의 40~50%, 장작과 석탄으로 요리하는 데서 약 20~25%가 발생한다. 일종의 그을음으로 우리나라 기후단체와 대기업들이 취사용 쿡스토브를 개도국 빈곤지역에 보급하고 배출권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도 이 단기 온실가스에 대한 기후과학의 성과에 근거한다.

셋째, 단기 온실가스의 감축은 빠르게 지구 온도를 냉각시키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장기적인 CO2 감축에 시간을 벌어준다. 사실 CO2 감축은 인류가 워낙 화석연료 체계에 의존해 있어 대체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저항도 만만치 않다. 솔직히 정치지도자들의 과감한 결단과 희생이 없으면 이 일은 불가능하다. 유념할 것은 채식이나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은 이 모든 단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유일한 방법일 뿐 아니라 숲이나 삼림 회복 등 토지이용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켜 중단기적 CO2 감축에도 크게 유익하다는 사실이다. 축산업은 인간이 사용하는 땅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생물다양성·사막화·식량·물·건강과도 연관되어 있다.

기후시스템은 복잡계로 임계점을 넘기면 기후 요소들의 연쇄반응으로 되돌리지 못하고 한꺼번에 붕괴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시점을 내다보기 힘들고 그 이전까지는 별 변화가 없어 사람들이 위험의 절박함을 느끼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IPCC(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간 토론회) 등 일반적인 기후 모델에는 임계점 같은 비선형적 변화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기후 정책에 관여하는 과학자들이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데다 기후시스템의 피드백은 모델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는 예상보다 더 심각하고 파괴적일 수 있으며 온난화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세계 정치체계가 그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가 인류생존의 관건이다. 우리의 사고체계가 바뀌는 사회적 임계점이 늦지 않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504 / 2019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