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수행 이미진(53, 일원상)-상
참선수행 이미진(53, 일원상)-상
  • 법보
  • 승인 2019.09.09 17:01
  • 호수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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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 대학입시 앞둔 시기
발만 담그던 신행에 뛰어들어
불교대학 다니다 참선반 입문
‘마음사용법’ 차근차근 알아가
53, 일원상

2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은 꽤 오랜만의 일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스님 말씀을 들었다. 이 질문들이 절대 가벼운 것들이 아닌 것도 사실이지만, 첫 수업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어려운 것이라 하면 단연 실천이라고 하겠다.

아마 불교대학 수업만 들었다면, 그 실천에 대해서는 도전할 생각조차 내지 못한 채 멀고 험난한 일이라고만 여겼을 것이다. 일상의 변화가 시작된 시기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 보면 5년 전인 첫 아이의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부산 해운대 대광명사 불교대학에서 주지 목종 스님의 가르침으로 본격적인 교리공부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더 큰 변화는 참선반에 입문한 이후였다.

대광명사에는 오래 전 인연이 닿아 다니기 시작했지만, 절에 나가다 말기를 반복하면서 좀처럼 정착하지 못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많은 어머니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첫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면서 다시 대광명사를 찾게 되었다. 마침 불교대학에도 등록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첨벙첨벙 발만 담그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바다에 뛰어들다시피 불교공부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진정 마음으로 알고 직접 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행복이 무엇인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을 스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절 밖을 나서면 십수년간 살아왔던 자신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몸에 짙게 밴 습관,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는 일은 어찌 그리도 어려운지, 다음번 수업 시간이 되어 자리에 앉고서야 하나도 변하지 못했음에 아차 하곤 했다.

그렇게 불교대학을 다니고 여러 법회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단체가 있었다. 참선반이었다. 사실 오래 전 참선 공부에 입문할 계기가 있었지만, 결국 도전하지 못한 아쉬운 경험이 있었다. 예전에는 참선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다. 참선은 앉아 있는 것이 전부인줄로만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불교대학 수업을 듣고 신행활동을 하면서 참선이 결코 앉아있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스님과 법우님들로부터 듣게 되었다. 다시 용기를 내어 참선 공부에 도전해볼까 고민하던 시기, 때마침 주간 참선반 등록을 권유받았고, 이것도 인연이라 여기며 시작하게 된 참선 공부가 어느덧 3년을 넘어서게 되었다.

대광명사 참선반은 그동안 틀에 박혀 있었던 참선에 대한 부담스러움을 말끔히 씻어내 주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진행되는 주간 참선반의 경우 화요일 오전에는 제방 대덕 스님의 법문을 준비된 영상이나 음성으로 듣고 도반들과 대화하며 법문을 들은 소감과 후기를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며 나누었다. 오후에는 좌선 50분, 경행 10분에 이어 1시간의 요가 수업도 진행되었다. 금요일 오전에는 좌선 50분과 경행 10분을 한 세트로 두 번 정진하고, 오후에는 요가 1시간이 실시됐다.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 참선반에 동참하다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도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끊임없이 마음을 돌이켜 보는 기회를 만나는 것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대광명사 참선반은 다른 사찰 시민선방처럼 화두를 받아 참구하고 점검을 받는 과정으로 진행되진 않았다. 화두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나를 찾는 것을 각자 실천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참선은 어렵고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훌훌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참선은 앉아있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앉아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쓰는가, 마음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서 일체가 달라진다는 진리였다. 마음 씀에 대해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절에서 도반들과 함께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참선 수행을 꾸준히 하려 노력 중이다. 잘 되진 않지만, 그래도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좌선 수행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1504 / 2019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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