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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독서법

9월은 독서의 달이다.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도서관을 비롯하여 학교,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독서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논의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독서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책은 스마트폰이나 영상매체에 밀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독서는 음미와 해석, 지적 긴장을 수반할 때, 그 효용성은 커진다. 오늘날의 독서는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고, 세상을 보는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실용정보나 오락용 독서가 주가 되고 있다. 정신적 이완 상태의 매체 수용에 길들여온 현대인은 정신적 몰입이 수반되는 독서보다는 오락적 수단에 편승한 출판물을 가볍게 읽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독서 경향은 수동적 인간형을 만들어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터넷, TV 등 영상매체의 의존은 인식 내용을 능동적으로 재생하는 기억력, 상상력, 자기 표현력, 다원적 인과관계의 구조적 분석력 등을 퇴화시켜 대중매체에 조작되기 쉬운 수동적 인간형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을 사회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2년 단위로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 독서 현황을 파악하고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삼기 위함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1년 간(2016년 10월~2017년 9월) 1권 이상 책을 읽은 성인 인구는 59.9%, 2년 전 조사에 비해 5.4%P 감소한 것이다. 1년 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사람이 40%에 이른 것이다. 특히 2013년 조사 이래 4년 사이에 -11.5%라는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고 스마트폰의 일상화 등 매체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세계적인 인지신경학자 메리언 울프는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했다. 전통적으로 논의되어 온 독서의 가치, 즉 비판적 사고와 성찰, 공감과 이해, 상상력의 확충 등이 어떠한 뇌 활동으로 나타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그는 최근 ‘다시 책으로’라는 저서를 통하여 디지털시대가 뇌의 읽기 회로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세계의 엄청난 정보들은 새로움과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그 대가로 주의집중과 깊이 있는 사고를 거두어 갔다고 하였다. 이렇듯 독서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좋은 책을 선택하여 깊이 있게 읽기는 쉽지 않다.

데이비드 울린은 ‘읽기는 관조의 행동이다’라고 했다. 불교에는 법보시라는 좋은 전통이 있다. 불교 신자로서 이번 가을에는 자신에게 맞는 불서 읽기 계획을 세우고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근현대 한국불교 명저 58선’(민족사, 유창화)에서는 근대 이후 100년 동안 출판된 불교 서적 가운데 내용적 가치와 시대적 역할, 문화사적 가치를 고려하여 엄선된 책을 소개하고 있다. 불교사상과 역사, 인물, 불교문화 등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책을 선정하여 읽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혼자 읽는 것보다는 함께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사찰의 책 읽기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생각을 공유하고 생산적 토론으로 이어간다면 더욱 깊이 있는 독서로 발전할 것이다. 불서를 읽음으로써 교리는 물론, 불교문화 전반을 이해함으로써 읽는 재미를 더하고 신앙심도 깊어질 것이다. 불교 도서를 읽는 것은 한국의 사상을 읽는 것이고 한국의 문화를 읽는 것이다. 이 가을, 불서를 읽음으로 생각을 키우고 신심을 더욱 견고히 하는 것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창경 신구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ck56@shingu.ac.kr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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