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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내려놓고 행복의 근원 발견하는 여정

  • 불서
  • 입력 2019.09.23 14:24
  • 수정 2019.09.23 14:26
  • 호수 1505
  • 댓글 0

‘유식,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 / 요코야마 코이츠 지음·안환기 옮김 / 민족사

‘유식,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

세상 사람들은 지구 환경, 민족 분쟁, 종교 대립, 가정폭력, 교육현장 붕괴, 청소년 일탈, 정치·경제·관료사회의 부정부패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라고 진단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상이 이처럼 혼란스럽게 된 재난이나 사건들 모두가 인간에 의해 생겨난 병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인간에 의해 고쳐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병은 왜 생겼을까? 그 근본적 원인은 바로 사람들 각자가 가진 ‘자아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 때문이다. 일본 릿쿄우대학 명예교수인 요코야마 코이츠는 그래서 “이런 수많은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 개개인이 삶의 목적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향해 정진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 ‘유식,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에서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유식학을 기반으로 삼아 자신이 연구하고 체험했던 내용을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예와 접목해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불교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로 알려진 유식학의 핵심 사상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는 저자가 구체적 사례로 제시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던 것이라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 현대물리학의 원리가 유식사상과 어떻게 통하는지를 보여주는 등 현대과학까지 통섭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유식’을 “나와 세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행복의 근원을 발견하는 여정”으로 설명한 저자는 “자기 마음의 깊은 곳에 잠복해 있는 자아에 집착하는 종자를 불태워 없앨 때 나도 행복해질 것”이라며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를 줄이고 없애는 길을 안내한다.

책은 크게 2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도대체 무엇인가’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마음’, 그리고 내 바깥에 있다고 여기는 ‘대상’에 대해 탐구한다. 이어 제2장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서는 1장에서 얻은 지혜를 통해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또 현대의 여러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아뢰야식과 의식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나’ ‘살아 있다’ ‘죽다’ ‘지옥’ ‘극락’ ‘있다’ ‘없다’ 등은 마음속에 있을 뿐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그 핵심을 이처럼 도표로 정리했다.
저자는 아뢰야식과 의식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나’ ‘살아 있다’ ‘죽다’ ‘지옥’ ‘극락’ ‘있다’ ‘없다’ 등은 마음속에 있을 뿐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그 핵심을 이처럼 도표로 정리했다.

특히 저자는 “심층의 마음을 관찰하고 변화시켜 갈 때 이 지옥 같은 세계도 사라져갈 것”이라며 ‘마음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마음 밖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 내 마음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일례로 담배꽁초를 주우며 캠퍼스를 깨끗하게 하는 학생은 자기 마음 속 세계를 청소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타인을 위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물(대상)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우리는 마음의 심층부터 건강해지고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면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워하기’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을 먹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기’ ‘온화한 얼굴과 자애로운 말로 다른 사람을 대하기’ ‘길을 걷다 마주 오는 사람에게 길을 비켜주기’ ‘빌딩 입구에서 다음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 기다려 주기’ 등이 바로 일상에서 유식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책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유식을 이렇게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연관 지어 설명하면서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를 전한다. 또 각 단원의 말미에 앞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유식학의 핵심 개념으로 도식화해서 덧붙였다. 덕분에 유식이 어려워 접근하지 못했던 초심자들도 이야기와 도표를 통해 그 문턱에 들어서는 계기를 만날 수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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