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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회 변화 염원 반영…화합·공약실천이 우선 과제

  • 교계
  • 입력 2019.09.23 15:48
  • 수정 2019.09.23 15:50
  • 호수 1505
  • 댓글 0

전국비구니회 12대 회장 본각 스님 당선 배경과 과제

현장 뛰고 언론·온라인에 지지  호소
구체적 공약 제시가 승리 이끈 요인
‘깨끗한 선거’로 부동층 흡수 성공

전국비구니회 12대 회장에 당선된 본각 스님이 선거관리위원장 성정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본각 스님은 “비구니스님들의 화합”을 일성으로  제시했다.
전국비구니회 12대 회장에 당선된 본각 스님이 선거관리위원장 성정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본각 스님은 “비구니스님들의 화합”을 일성으로 제시했다.

‘소통’과 ‘실천’을 제시한 본각 스님이 제12대 전국비구니회장에 당선되면서 “비구니계의 변화를 보여준 바로미터”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향후 전국비구니회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우세한 조직력을 갖춘 전국비구니회 집행부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개별 비구니스님들의 결집이었다는 점에서 종단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다. 선거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도 후보 간 우열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1년 10대 회장선거에서는 양 후보 측 모두 인원동원에 집중해 15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판세가 가름됐고, 11대 선거에서는 열린비구니모임의 조직력을 내세운 육문 스님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며 큰 격차로 당선됐다. 이때도 동참인원은 1200여명에 그쳤다. 이러한 전례에 미루어 이번 선거에서도 1500여명 안팎의 참여가 예측됐다. 

하지만 선거 당일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1900여명의 비구니스님들이 동참하는 기록을 세우며  판세는 흔들렸다. 특히 버스를 이용한 단체상경보다는 개별적으로 비구니회관을 찾아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며 변화가 감지됐다. 

본각 스님은 선거 초기부터 중앙승가대와 비구니승가대학 동문 등 비교적 젊은 비구니스님 사이에서 두루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조직력이 약한 본각 스님이 선거 당일 지지층을 회관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본각 스님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국을 수차례 돌며 개별지지자들을 응집하는 데 집중했다. 현장에서 청취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담아낸 공약집을 작성, 한국불교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함께 전국비구니회의 변화방향을 현실감 있게 제시한 것도 다양한 연령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언론과 SNS 등을 이용해 소신을 알리는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특히 네거티브전략보다는 비구니계의 화합을 호소함으로써 부동층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선거 과정에서 육문 스님 측이 제시한 학력의혹과 호법부 진정에 대해 신속한 해명으로 의혹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육문 스님을 지지하셨던 스님들 모두 우리 비구니승가의 소중한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소통’을 천명해 온 후보자의 진정성이 유권자스님들에게 각인됐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본각 스님 측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B스님은 “학력의혹과 호법부에 진정 제출 소식을 듣고 오히려 본각 스님에 대한 지지를 굳혔다는 소식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선거 현장에서도 “선거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신문과 온라인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며 지지 후보를 정하게 됐다”는 이야기들이 회자돼 부동층 확보가 본각 스님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가늠케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비구니계에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 육문 스님을 지지한 일부 종회의원스님들은 지속적으로 본각 스님의 학력의혹을 제기하며 종회에서 재차 이 문제를 거론하는 후유증을 불러왔다. 두 후보 간 표차가 275표에 그쳤다는 점도 본각 스님에게는 무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변화와 소통에 대한 요구 못지않게 전국비구니회의 안정과 점진적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선 직후 본각 스님의 예방을 받은 총무원장 원행 스님도 “선거과정에 야기된 대립과 불신을 빠른 시일 안에 수습하고 비구니계를 화합으로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무엇보다 ‘소통’과 ‘실천’을 제시한 공약이 유권자스님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선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공약의 이행과 성과 여부가 본각 스님 임기 성패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본각 스님은 당선 직후 일성으로 “우리는 모두 한 바다로 흘러가는 방울물”이라며 “모두가 함께하는 너른 바다가 되자”고 호소했다. 향후 이 과제를 어떻게 수습하며 전국비구니회의 화합과 변화를 이끌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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