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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발심

기자명 법장 스님

불자 되는 첫 마음, 깨달음 향한 첫 걸음

불자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
초발심 변치않으면 정각 성취
발원과 기도의 자력 공존해야 
깨달음으로 진일보할 수 있어 

불교는 윤회라고 하는 끝없는 삶의 연속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사라진 열반을 증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교이다. 이런 불교적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불교로의 입문이 필요하다. 불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후에 승가라는 수행자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비구(니)계, 사미(니)계, 우바새(이)계 등을 받아 불교의 정식 일원이 되어 함께 수행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불교입문에 특별한 조건이나 제약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불교인이 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누군가의 강요 등에 의해서 불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의지가 있어야 참다운 불교인이 되는 기본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마음을 발심(發心)이라고 하며 불교인이 되는 첫 마음이라고 하여 초발심(初發心)이라고도 한다. 많은 경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이 초발심이 변하지 않으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런 발심은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가질 수 있기에 ‘범망경’, ‘열반경’ 등에서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이라고 해서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범망경’에서는 ‘모든 마음 있는 사람(一切有心者)’과 ‘계를 주는 스승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자신이 마음을 내서 수계식에 참석하여 계를 받는다면 누구라도 불교인이 되는 것이다. 이는 불교가 모든 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받아주는 종교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반면에 모든 중생에게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이 있더라도 그것을 의심하거나 마음을 내지 않아 수계를 받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그대로 묻혀서 영원히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자신의 마음을 본인 스스로 다스리고 그것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의지로써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더라도 자신이 그것을 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다가올 리 없다. 이는 불교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상상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조금이라도 일어나 그 목표나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 움직이면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진일보(進一歩)’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것이 깨달음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다. 그리고 그 한 걸음 넘은 선은 생각만 하던 자신이 아닌 행동하는 자신으로의 경계선을 넘은 것이다.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라도 마음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그 마음을 다스려 내가 가는 대로 마음이 따라오고 행동이 함께 할 때 참다운 나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경전에서 항상 발심을 강조하고 중요하게 말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타력(他力)과도 같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상상하며 다른 무언가에 비교하고 의지해서 그것을 구체화한다. 그리고 행동하는 것은 자력(自力)과 같다.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를 움직여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간절한 발원을 가지고 참다운 마음으로 기도를 할 때 불보살의 가피나 호상(好相)이 나타난다고 한다. 

즉 부처님께 바라는 발원의 타력과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기도의 자력이 공존하여 불성을 끌어내고 깨달음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바라만 보던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움직일 수 있는 발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발심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한 걸음 나아가는 행동을 해야 한다. 스스로를 한계 짓고 멈추는 것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고 그 마음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불교가 지향하는 수행이라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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